'사람이 먼저다' 울버햄튼, "선수단 요청으로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울버햄튼 선수단이 훈련 중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다. 최근 축구경기 도중 벌어진 사례에서 비롯된 교육이다.
울버햄튼 구단은 21일(한국시각) “선수단의 요청에 따라 훈련 도중에 기초적인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했다. 오늘 배운 응급처치법은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에게 필요할 수 있다. 항상 준비해야 한다”라는 글과 함께 선수들의 심폐소생술 교육 사진을 게시했다.
계기가 있다. 지난 18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뉴캐슬과 토트넘의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가 열렸다. 2-1로 토트넘이 리드를 잡던 전반 막판에 경기가 중단됐다. 다름 아닌 뉴캐슬 관중 한 명이 심장 문제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당시 코너킥을 앞두고 있던 때였는데 토트넘 수비수 세르히오 레길론이 주심에게 달려가 손가락으로 관중석을 가리켰다. 한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이를 보고 주심에게 경기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주심은 사태를 파악하자마자 휘슬을 불고 경기를 멈췄다. 양 팀 선수단은 모두 라커룸으로 들어가 경기 재개를 기다렸다.
때마침 관중석에는 현직 의사가 있었다. 뉴캐슬 외곽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톰 프리처드 박사를 비롯해 일부 관중들이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곧이어 뉴캐슬 의료팀이 심장제세동기를 들고 해당 관중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결국 환자는 안정을 되찾았다. 주심은 선수들을 그라운드로 불러내 남은 전반전을 마저 진행했다.
프리처드 박사는 영국 공영방송 ‘BBC’ 인터뷰를 통해 “응급구조 인력이 빠르게 다가왔다. 다른 심장전문의도 어디선가 나타나 도와줬다. 심장제세동기도 제때에 도착했다. 뉴캐슬 홈팬들이 나를 가리켜 영웅이라고 하더라.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나 혼자서 한 게 아니다. 뉴캐슬 의료팀과 모든 이들이 함께 노력했다”라고 돌아봤다.
경기 중단을 요구한 레길론은 찬사를 받았다. 뉴캐슬 선수들은 레길론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레길론은 현지 방송사가 선정한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레길론은 “팬들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 주심에게 보고했다. 사람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성공적인 응급처치를 한 의료팀에게 감사하다.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사진 = 울버햄튼, 뉴캐슬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