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훔친 50대 "살려고 그랬다" 사연에.. 피해 점주들 "돕겠다"

최혜승 기자 입력 2021. 10. 22. 14:25 수정 2021. 10. 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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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청주의 한 무인점포에서 라면, 과자 등을 훔친 50대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KBS

생활고에 시달려 충북 청주 일대 무인점포에서 식료품 등을 훔친 50대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청주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22일 청주의 무인점포 4곳에서 라면, 과자, 음료수 등을 훔친 A(58)씨를 단순 절도 혐의로 지난 16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처음 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6일로, A씨는 생활고로 인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KBS 보도에 따르면, 30년 전 부모님을 여의고 상경한 A씨는 14세 때부터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러나 19세 때 일터에서 손가락 하나를 잃은 이후에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A씨는 일용직 노동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으며, 최근에는 끼니조차 때우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정한 거처 없이 모텔을 전전했는데 그 사이 주거지 불분명으로 주민등록번호마저 말소됐다.

A씨는 “배 안 고프면 모른다. 살려고 그랬다”고 범행 이유를 털어놨다. A씨의 사정을 확인한 경찰은 수소문 끝에 헤어진 가족을 찾아줬다. 경찰은 지역 행정복지센터와 연계해 A씨의 주민등록을 되살리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지정과 주거 지원에 나섰다.

일부 피해 점포 주인들은 A씨에게 먹거리를 나눠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조선닷컴에 “A씨가 훔친 물건이 대부분 먹을 것이었다”며 “사정을 짐작한 일부 주인들은 A씨를 돕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즉결심판 적용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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