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삼성SDI 배터리, 2025년부터 스텔란티스에 탑재

이윤정 기자 2021. 10. 2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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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006400)가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인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법인을 설립한다. 이로써 스텔란티스는 북미 시장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두 곳과 연합 전선 구축을 완료했다. 주요 완성차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전동화 계획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려는 의도로 보인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합작법인은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최초 연산 2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으며,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수 있다.

합작법인의 사명과 위치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부터 순수 전기차(EV)에 이르기까지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삼성SDI

삼성SDI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오는 2025년 7월로 예정된 USMCA(신북미자유협정) 발효를 앞두고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USMCA가 발효되기 전까지 미국에 공장을 짓고 생산을 시작해야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그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배터리 업계 마지막 남은 대어인 스텔란티스와 함께 북미 진출을 확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지난 1월 탄생한 곳으로, 그룹 산하 브랜드는 14개에 달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으로 북미 진출에 나선 만큼 향후 북미 시장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은 국내 울산을 비롯해 헝가리, 중국 서안까지 총 4곳으로 확대된다.

현재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이 없다. 세계적 자동차 업체와의 합작사 설립도 없이 독자 노선을 유지해왔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친환경 시대에 발맞춰 전동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합작법인을 통해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력과 품질∙안전성을 바탕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2030년까지 북미지역 전기차 판매 40% 목표 달성을 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18일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북미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을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 생산능력은 연 40GWh다. 스텔란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2분기 공장을 착공해 2024년 1분기부터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7월 2년간 전기차 11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10종 발표, 2026년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생산량 일치 등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300억유로(약 41조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미국에서 승용차·픽업트럭 저공해 차량(LEV·Low Emission Vehicle)의 4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 역시 이때 함께 내놨다.

스텔란티스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비 전동화 계획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배터리 연합 전선을 구축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가 보유한 브랜드가 14개에 달하는 만큼 다양한 배터리 형태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복수의 배터리 합작법인 전략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파우치형, 각형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사장은 “우리는 새로운 배터리 합작법인을 통해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며 “뛰어난 파트너들과 협업해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합리적 가격의 자동차를 설계·개발하고 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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