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포항 ACL 결승행.. 스테보, "기동이 형! 형은 진정한 포항 레전드!"

김태석 기자 2021. 10. 2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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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피치 피플'

2009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멤버
前 포항 스틸러스 FW
스테보

2009 AFC 챔피언스리그. '강철군단' 포항 스틸러스가 일본 축구 성지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아시아 정상 등극이 이루어졌던 해다. 지난 20일 저녁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2021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서 포항이 '동해안 라이벌' 울산 현대를 무너뜨렸을 때, 많은 포항 팬들은 그때 그 우승의 기쁨을 다시금 떠올렸을 것이다. 12년 만에 다시금 아시아의 왕좌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 그 기대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포항의 숨 막혔던 울산전 사투를 지켜본, 전직 외인 골잡이의 마음도 꼭 같았다. 2009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라운드 움 살랄전 선제골을 비롯해 총 세 골을 넣으며 포항의 아시아 정복 행보에 큰 힘을 보탰던 마케도니아 킬러 스테보였다. 도쿄 국립경기장 한복판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에 뜨겁게 키스하며 커리어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던 스테보는 울산을 상대로 사투 끝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잡은 포항 후배들의 도전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스테보는 12년 전 자신이 그러했듯 포항 후배들이 최강자가 되는 기쁨을 누리길 간절히 기원했다. 또한 선수 생활을 함께 했던 김기동 포항 감독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내며 김 감독의 커다란 성공을 바랐다. 그의 마음을 전한다.

"2009 ACL 우승 생생히 기억해. 후배들아, 스스로를 믿어!"

"포항이 승부차기 끝에 이긴 소식이요? 물론 잘 알죠. 왜냐하면 그 경기를 직접 봤거든요. 게다가 8강 나고야전도 봤어요. 저는 매주 K리그를 봅니다. 그리고 지금도 한국 축구와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포항, 그리고 기동이 형이 승리해서 정말 행복합니다. 포항은 모두를 위한 하나가 되어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포항의 방식이에요!"

스테보에게 포항의 울산전 승리 소식을 전했더니 당연히 알고 있다고 반응했다. 사실 스테보는 은퇴한 후에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꾸준히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그럴 만하다. 프로 경력 16년 동안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햇수로 9년이다. 이중 포항에서 보낸 2년(2008~2009년)은 스테보에게 특히 특별하다. 전북 현대·포항·수원 삼성·전남 드래곤즈 등 여러 팀을 거쳤지만 우승 경력을 쌓은 팀은 포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2009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스테보가 프로축구 선수로 거둔 가장 큰 성공이었다.

"그럼요. 저는 조별 리그부터 일본에서 벌어졌던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 인생 내내 기억남을 일이었어요. 지금은 저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제 아들에게 그때 경기를 보여주곤 하죠. 우리 둘은 정말 많이 그 경기들을 함께 봤습니다. 그 시절은 제게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든 포항에서의 기억, 그 순간을 위해 후배들이 도전한다는 소식은 스테보를 기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 스테보에게 최근의 포항 소식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 역시 당연하다는 듯 반응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포항 경기를 많이 봤어요. 지난해의 경우 포항은 정말 좋은 선수들이 모인 좋은 팀이었어요. 작년 포항은 제가 뛰었던 2009시즌의 포항을 떠올리게 합니다. 팔라시오스는 데닐손과 스타일이 비슷하고, 팔로세비치는 정말 좋은 미드필더였어요. 일류첸코는 마치 저같더군요."

그러면서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올해의 포항 선수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올해 포항은 좀 더 좋은 스트라이커가 필요해보이긴 합니다. 어쨌든 저는 선수들에게 스스로에게 자신감과 믿음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포항은 지금 영광이 가득한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빅 팀'이며, 선수로서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바 있는 '위대한 지도자' 김기동 감독님이 이기는 법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바라건대 감독님이 지도자로서도 정상에 올랐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스테보는 자신이 K리그에 무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곁에서 '선수단 맏형' 구실을 했던 김 감독을 향해 특히 애정을 드러냈다.

"기동이 형(Gi-Dong Hyong)! 정말 그리워! 여전히 포항에서 큰 일을 하고 있는 형을 믿고 있어! 형이 정말 자랑스럽고, 감독으로서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길 기원할게. 조만간 보자고! 형은 진정한 포항의 레전드야!(YOU ARE TRULY POHANG LEGEND!)"

마지막으로 스테보는 포항 후배들 덕분에 모처럼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국 축구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기뻐했다. 스테보의 가슴 속에는 여전히 한국 축구, 그리고 K리그가 살아있다.

"제 인생에서 최고의 해를 한국에서 보냈습니다. 그래서 모든 K리그 팬들과 한국 친구들, 한국에서 보냈던 삶이 그립습니다. 늘 하는 일 잘 되시길 바라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절 잊지 마세요. KOREA STEVO!"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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