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 신도시 되다..3기 신도시 교통망 구축, 입주보다 한참 늦어져

김경민 2021. 10. 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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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망 11개 중 9개 제때 개통 못해

정부가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하고 집값을 잡기 위해 3기 신도시 조성에 안간힘을 쓰지만 실상은 교통망 확충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조성에 안간힘을 쓰지만 철도, 도로 등 주요 교통망 개통 시점이 입주보다 한참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기 남양주 일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의 ‘3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신도시 철도 사업 11개 중 9개가 입주 시점에 맞춰 개통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총 건설비 1조4100원이 투입되는 고양 창릉신도시 철도망 ‘고양~은평 도시철도’는 아파트 첫 입주 시기인 2025년부터 4년 후인 2029년에야 개통될 예정이다. 고양시청과 식사지구를 잇는 트램도 2029년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다른 지역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2024년부터 입주 예정인 남양주 왕숙신도시의 경우 서울 강동으로 연결되는 도시철도가 2028년 개통 예정이다. 이 도시철도에는 총 2조1032억 원이 투입된다. 하남 교산신도시 역시 송파~하남 간 도시철도가 2025년 입주 3년 후인 2028년에야 이용 가능할 전망이다.

철도뿐 아니라 도로 개통도 더디다. 3기 신도시 관련 도로 확충 사업 43개 중 입주시점에 맞춰 개통 가능한 도로는 16개로 전체의 40%에도 못 미친다. 인천 계양, 부천 대장은 모든 도로가 입주 시점 이후 개통될 예정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면서 ‘선 교통 후 입주’를 원칙으로 앞세웠다. 하지만 실상은 3기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하더라도 초기 입주민들은 교통난을 겪을 우려가 크다는 의미다.

이미 2기 신도시도 철도, 도로 시설 부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중이다. 광교에서 호매실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은 당초 2019년이던 개통 시점이 2029년으로 10년가량 늦춰졌다. 위례~신사 경전철 역시 올해 개통 예정이었지만 2027년으로 개통 시점으로 밀려 주민 불만이 적잖다. 양주 옥정신도시도 교통망 부족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김상훈 의원은 “3기 신도시를 띄우기 위해 사전청약을 받고 기대치를 높이고 있지만 기반시설인 철도, 도로 상당수가 입주 이후 건설로 계획돼 있다. 신도시 조성의 성패는 신속한 교통 인프라 구축인 만큼 주택과 교통 계획 간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3기 신도시 건설을 통한 서울 주거기능 분산 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당첨자 4333명 중 신도시 건설 지역에 주소지를 둔 거주자는 3021명으로 69.7%에 달했다. 이에 비해 서울 시민은 650명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지역 거주민 수요를 흡수하는데 그쳤다는 의미다. 앞서 1기 신도시 입주가 진행됐던 1995년 당시 서울에서 분당, 일산으로 유입된 인구가 17만7055명으로 전체 유입 인구의 87.7%에 달했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특히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사전청약 당첨자 1945명 중 서울시민은 8명으로 0.4%에 그쳤다. 사전청약 제도가 경기도, 인천 거주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돼 서울 거주 신혼부부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신도시 공급 효과를 내려면 철도, 도로 등 주요 교통망 개통 시점을 앞당기는 한편 서울시민 청약 문턱을 낮춰 인구 분산 효과를 높이는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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