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탁금지법 수호는커녕 모호하게 만든 권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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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면 무료로 변론해 줄 수 있다"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20일 국회 답변은 듣는 이를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이와 관련해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변호를 맡는 것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느냐"고 물었고 전 위원장이 "지인이나 친구 등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는 무료로 변론할 수도 있다"면서 "그 자체로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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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면 무료로 변론해 줄 수 있다”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20일 국회 답변은 듣는 이를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반부패정책 총괄 부처의 수장이 정책의 뼈대인 청탁금지법을 수호하기는커녕 모호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청탁금지법의 기본 취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전 위원장의 답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무료 변론 의혹에 대한 질문 과정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그동안 “수사 과정과 1심, 2심, 3심 등 세 번의 재판, 헌법재판소 헌법소원까지 개인 4명, 법무법인 6곳을 선임했고 변호사비는 2억5000만 원 좀 넘었다”고 말해왔다. 대법관 2명, 헌법재판관, 검사장이 포함된 호화 변호인단의 변호사비로는 너무 적어 무료 변론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이와 관련해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변호를 맡는 것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느냐”고 물었고 전 위원장이 “지인이나 친구 등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는 무료로 변론할 수도 있다”면서 “그 자체로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심지어 “사회상규에 의한 금품의 경우 청탁금지법으로 의율하지 않는 예외 조항이 있다”고 친절하게 근거를 설명하기도 했다.
변호사비가 이 후보의 주장대로 2억5000만원이든, 무료 변론이 감춰졌든, 대납으로 처리됐든 진위는 밝혀질 것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전 위원장의 답변과 해석대로라면 청탁금지법은 사실상 사문화된다. 그의 말을 주어만 바꾸면 “공직자라도 친소관계에 따라 무료 변론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된다. 변론도 서비스다. 그것도 아주 비싼 전문직 영역이다. 금품과 다름없다. 사회상규에 의한 선물도 10만원으로 제한되는데 그 가격의 변론이 가능키나 한가. 친한 사이는 또 어떻게 어떤 근거로 규정할 것인가. 밥 한번, 술 한잔 마시고도 마음만 통하면 형 아우 할 수 있는 게 한국 사회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이 암묵적으로 오고 가는 걸 통제할 길이 없어진다. 공직자들은 자유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들의 도덕 교과서법이다. 공직자는 직무 관련자로부터 청탁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이 법이 시행 5년을 넘기면서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전자금융, 이모티콘 등 부정 청탁의 은밀한 거래가 늘어나 계속 보완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점점 더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가는 추세인 것도 사실이다. 올 추석을 앞두고 농수축산물 선물 한도를 20만원으로 올려 달라는 농어민의 요구도 권익위는 거절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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