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네임' 박희순 "최무진은 얼마가 들든 섹시해야 한다고"[EN:인터뷰②]

이민지 2021. 10. 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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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렸다.

박희순은 '마이네임'에서 동천파 보스 박무진 역을 맡았다. 가장 믿었던 친구이자 형제 같았던 동훈(윤경호 분)의 죽음 이후, 그의 딸 지우를 조직원으로 받아들이고 경찰에 언더커버로 잠입시키는 인물이다.

박희순은 지우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애쓰면서도 누구에게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모습으로 궁금증을 유발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 최무진은 대사에 나온 것처럼 그야말로 악마 같은 인물이다. 처음 이 캐릭터가 가진 반전에 대해 알게 됐을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 나쁜 놈이다. 악마같은 놈이고 사이코다. 그런데 사이코고 악마같은 인물이지만 연기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최무진에 동화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서사와 감정을 최무진 입장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남들이 봤을 때 사이코, 악마지만 내 입장에서는 정당화 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 감정들을 표현함에 있어서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게끔 많은 표현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떤 감정에 있어서 복합적인 면을 같이 연기하려고 했다. 그 인물을 이해하려 했고 인물에 동화되려 했다.

- 동훈을 향한 무진의 감정은 어땠을까. 배신감일까, 미안함도 있었을까 ▲ 제일 첫 촬영이 동훈이를 죽이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찍고 무진의 사무실로 들어와 앉았는데 동훈이와 찍은 사진이 있더라. 섬뜩했다. 얘는 뭐지? 그런데 두가지 감정이 다 있었을 것 같다. 죄책감도 있고 복수를 다지는 마음도 있고. 무진은 어떤 신에서도 한가지 감정으로 이야기 할 수 없었다. 두가지, 세가지 복합적인 감정으로 임할 수 밖에 없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 첫 장면이다. 동훈이 장례식 장면. 내가 나쁜 놈이지만 복합적인 감정이 있었다. 배신감, 분노, 슬픔, 가장 좋아하고 아끼던 친구를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있어서 연기하기도 굉장히 힘들었다. 복잡한 과정을 누르면서 연기했다. 한소희 배우와 처음 같이 연기했는데 처음엔 한소희 배우를 보지 않고 대사하고 나갔다. 감독님이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한번 봤는데 한소희의 얼굴이 너무나 슬퍼보여서 최무진이 아니라 갑자기 박희순이 됐다. 눈물이 쏟아지고 대사를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결국 NG를 내고 울었다. 그 감정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거기부터 '나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참는다'로 시작해서 더 악해보일 수도 있고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었고 극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다.

- 지우에 대한 최무진의 감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 친구 딸이다. 근데 친구 딸과 내가 죽인 친구의 딸은 너무나 다르다. 수많은 감정들이 쌓여있기 때문에 최무진 자신도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를 것 같다. 왜 그렇게 대하고 왜 흔들리는지. 배신에 대한 복수를 위해 시작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흔들리고 있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자꾸 넘으려고 하고. 그런 것들이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었던 것 같다. 두가지 카드를 가지고 시작했다. 진실된 거짓, 거짓된 진실. 두가지가 늘 마음에 있었기 때문에 지우도, 관객들도, 최무진 자신도 헷갈린거다.

- 박희순이 연기해서 최무진이 마냥 악당처럼 보이지 않았다. 최무진이 어떤 캐릭터로 그려지길 바랐나 ▲ 자가격리 중에 인터넷으로 서치해보니 너무 신기하고 소름 돋았다. 관객들이 각자 생각하는 지점들이 다 달랐고 내 마음을 들켜버린 듯한 글도 있었고 내가 생각지 못한 글도 있었다. 작품이 오픈하고 느껴지는 희열이 있다. '최무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는 대사도 없었고 그들은 내 표정과 연기만으로도 많은 서사를 만들어내는구나' 했다. 그게 작품이 인기를 얻는 것보다 더 큰 희열이다. 무진이 단순히 차가운 역할이었다면 안했을 수도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역할이지만 해냈을 때 관객들의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거기서 나오는게 이 캐릭터의 매력이다.

- '마이네임' 속 최무진을 통해 섹시한 매력을 드러냈다. 많은 시청자들도 섹시하다는 후기를 남기고 있는데 ▲ 평소에 섹시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면 '내가 섹시해서 그런 말이 많구나' 떳떳하게 말하겠는데 전혀 그런 말을 안 듣다가 이 작품에서 그런 말을 듣는다. 작가님이 써주신 최무진의 매력이 큰 몫을 한 것 같다. 감독님은 프로젝트가 있었다. 최무진 의상, 분장, 콘셉트 회의를 할 때 '이 작품에서 최무진은 무조건 멋있고 섹시해야 한다. 어떤 돈이 들어가도 좋으니 섹시하게 만들어달라'고 하셨다더라. 의상팀, 분장팀이 영화 스태프인데 나랑 작업을 해봤던 친구들이다. 수트를 맞췄는데 나의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내 몸에 안 맞을 수가 없었다. 과거 장면은 내 수염인데 현재 와서는 수염을 붙였다. 배우 한명만을 위해 분장팀이 오는건 제작비 면에서도 부담일 수 있는데 감독님이 불렀다. 분장실장님이 감동했다고 하더라.

(인터뷰③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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