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자립' 9분 능선 넘은 누리호.. 한국형 달 탐사까지 도전

노성열 기자 2021. 10.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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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 하지만 아쉽다."

제1호 한국형 발사체 첫 발사 성공으로 우주 자립의 9분 능선은 넘었으나, '인공위성 지구궤도 안착'이란 원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 미완의 성공으로 끝난 역사적인 우주 비행 16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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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쏘다 : 지난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첫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불꽃을 뿜으며 힘차게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작은 사진은 위성 모사체를 싣고 3단 로켓이 비행 후반에 분리되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실제로는 분리 후 추진력 부족으로 위성의 궤도 진입은 실패했다. 사진공동취재단·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궤도 진입 실패 ‘미완의 성공’

엔진결함 여부 등 재점검한뒤

내년 美 주도 달 탐사에 참여

“잘했다, 하지만 아쉽다.”

제1호 한국형 발사체 첫 발사 성공으로 우주 자립의 9분 능선은 넘었으나, ‘인공위성 지구궤도 안착’이란 원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 미완의 성공으로 끝난 역사적인 우주 비행 16분이었다. 지난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안팎에서는 격려의 박수와 아쉬움의 눈물이 함께 쏟아졌다. 이날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오후 5시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를 박차고 하늘로 오른 누리호는 75t급 메인 엔진 작동과 단 분리, 페어링 제거 등 핵심 기동은 첫 시도임에도 완벽하게 성공했으나 맨 마지막에 인공위성 모사체(dummy)를 궤도로 올려놓는 임무의 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마라톤 주자가 마의 레이스 구간을 잘 뛰다가 메인 스타디움 결승점을 앞두고 넘어진 격이다.

그래도 ‘맨땅에 헤딩’을 거듭했던 30년 한국 우주 개발사를 감안할 때 우리 손으로 만든 첫 우주발사체의 첫 발사에서 이만한 성적을 거둔 것은 쾌거로 평가된다. 특히 75t급 중대형 엔진을 하나로 묶어(클러스터링) 300t의 엔진 하나처럼 일사불란하게 작동하도록 함으로써 로켓의 심장을 완성했다. 다만, 화물에 해당하는 인공위성을 목표 지점에 내려주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상 700㎞ 고도에서 인공위성을 초속 7.5㎞의 빠른 속도로 궤도 속에 밀어줘야 하는 3단 7t급 소형엔진이 정상 연소 521초에 46초 모자라는 475초만 타고 멈췄기 때문이다. 현재로는 엔진 자체의 결함인지, 탱크압 조절이나 연료공급 명령 오작동 등 제어 시스템의 문제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누리호는 37만여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복합 구조물이다.

이번 첫 발사에 진짜 위성이 아닌 ‘가짜 위성’을 실은 의도도 사실 이런 예상치 못한 사고에 대비한 보험이었다. 내년 5월 두 번째 발사에서 200㎏급 소형 성능검증용 위성과 1.3t의 위성 모사체를 정상 궤도에 올린다면 실수에서 배우는 전화위복의 기회도 될 수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2027년까지 총 여섯 차례 발사된다. 전문가들은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미국 스페이스X처럼 재활용이 가능한 발사체, 액체연료 엔진이 아닌 고체연료 엔진의 개발, 민간 기업의 적극적 참여가 숙제다. 또, 누리호가 달성한 미완의 성공은 길게 봐 한국형 달 탐사 계획 실현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주도의 달·우주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약정’에 가입, 2022년 8월 스페이스엑스의 팔콘9 발사체를 이용해 한국형 달 궤도선(KPLO·Korean Pathfinder Lunar Orbit)을 보내는 것으로 독자적인 달 탐사를 시작한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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