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글로벌 공급 충격, 한국 더 강타한다

기자 2021. 10. 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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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 충격이 몰려오고 있다.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대폭 오르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부품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데 환율까지 높아지면 수입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공급 충격 역시 더 커질 수 있다.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글로벌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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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 한국사회과학협의회장

글로벌 공급 충격이 몰려오고 있다.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대폭 오르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부품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점차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요 증가로 운송 비용도 크게 늘고 있으며, 전력 발전의 50%를 석탄에 의존하는 중국의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공급 부족 현상 역시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비용 상승은 코로나 사태가 안정될 경우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글로벌 공급 충격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도 불러오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 시장국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침체와 자본 유출로 신흥 시장국은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를 겪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2%였으나 최근 5.4%까지 높아졌으며, 이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는 퍼펙트 스톰이 닥친다면 글로벌 공급 충격은 한국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유류세와 관세 인하를 통해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고 공공요금 인상도 억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책들은 비록 재정적자나 공기업 부채를 증가시키는 부작용이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나 기업의 추가 부담을 낮춰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감소를 막고 경상수지 흑자 폭을 유지해 환율을 안정시키는 일도 필요하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데 환율까지 높아지면 수입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공급 충격 역시 더 커질 수 있다.

다음으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춰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 충격이 국내 경기침체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또, 임금 인상이 안정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기침체의 충격도 줄일 수 있다. 그동안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한국은행은 과잉 유동성을 점진적으로 흡수하고, 정부는 조세정책을 통해 주택 수요를 억제하려는 현재의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주택 가격을 안정시켜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공급 정책과 산업정책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는 2050년 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탄소중립 정책을 수립했다. 탄소중립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급속한 추진은 에너지 공급 부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중국의 추격을 받는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해 일자리를 줄일 우려가 있다. 정책 당국은 에너지 공급 부족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의 에너지 공급계획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약해지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산업정책을 세워야 한다.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글로벌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 특히 지금처럼 가계부채 증가로 부채 위기에 노출돼 있고 내년 선거로 인해 정치 논리에 의해 경제정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글로벌 공급 충격의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글로벌 공급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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