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재명의 '그분·조폭·김부선'

기자 2021. 10. 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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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형수 향한 쌍욕은 시인·사과해

사실 자체의 검증은 더 필요 없어

부인하는 의혹들의 규명은 필수

대장동 천문학적 私益 몸통 여부

충격적인 ‘조폭 돈’ 거액 수수說

여배우와 주장 다른 ‘한때 관계’

“눈처럼 새하얀 사람은 없지만, 적어도 부끄러움은 아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해온 부친의 농지법 위반 혐의가 드러난 직후 의원직을 자진 사퇴하며 한 말이다. 그의 말 취지대로 정치인에게 성직자 수준의 도덕성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기본은 갖춰야 한다. 더욱이 ‘불법(不法)·위선의 전형’이어선 결코 안 된다. 국가 최고지도자는 더 말할 나위 없다. 여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의혹의 증폭·전방위화 현실이 특히 심각하고 참담한 이유다.

경기 성남시장 당시 형수를 향한 글이나 말로 차마 옮길 수 없는 쌍욕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안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어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덧붙이긴 했어도, 나름대로 배경을 설명하며 시인하고 “반성하고 사과한다”고도 했기 때문에 더 확인이 필요하진 않다. 하지만 그가 부인하는 주요 의혹의 철저한 검증은 필수다. 결과적일지라도 그의 측근을 포함한 소수에게 천문학적 사익(私益)을 안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비리’ 의혹에 등장하는 ‘그분’ 실체도 그중 하나다. 그 의혹의 몸통을 상징하는 용어가 된 ‘그분’이 이 후보라는 야당 주장이 맞든, 맞지 않든 어떤 방식으로라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폭력조직 연루설(說)도 잇따른다. 성남지역 조폭인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장급 출신을 자처하는, 현재 수감 중인 박철민(31) 씨가 거듭 폭로한 구체적 내용은 충격적이다. 지난 20일 장영하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추가진술서에서 ‘2018년 6월 경기도지사 (선거) 나가기 전 현금자금이 필요하다고 해 2억을 (성남시 수내동) 금호아파트 벤츠에 박스로 놔두고, 모자를 푹 눌러쓴 한 여성이 (이를) 가지고 가면서 텔레그램으로 OK라고 해 거기까지 확인하고 간 것’이라고 했다. ‘(앞서 18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1차 진술서 등과 함께 공개한) 돈다발 사진은 2015년경이 아닌 2018년 4월 (국제파 중간 보스 출신) 이준석이 측근을 통해 이 지사에게 주라고 한 돈으로, 수십 차례 돈이 오갔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가 특정 안 된 것’이라고 했다. 1차 폭로에선 ‘이 지사는 국제마피아파 원로 선배분들과 변호사 시절부터 유착 관계가 있었다. 조직원들에게 사건을 소개받고 커미션을 주는 공생관계였다’고 했다. 현 단계에서 그의 폭로를 전적으로 신뢰하긴 어렵지만, “허무맹랑한 주장에 답변할 가치조차 없다”는 이 후보 측 주장만 듣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거짓이면 제가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까지 한 박 씨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1도 제출 안 한 상황’이라며 ‘이 지사님, 저랑 수차례 티타임도 했는데 왜 그러시느냐’고도 했다. 어느 쪽이 거짓인지 규명해야 한다.

장기표 전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지난 13일 방송에서 “어떻게 조폭으로 알려진 인물이 시장 집무실 의자에 앉아 (신발을 신은 채) 책상에 두 발을 올려놓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 특수관계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며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가 웃으며 옆에 서 있는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열린 시장실을 운영해, 누구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하고, 이 후보 수행실장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악의적 모략’이라며 ‘조폭 아닌 영어강사로 확인됐다’고 했지만, 여전히 석연찮다. 이 후보가 조폭과 찍은 사진은 이 밖에도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배우 김부선 씨와 오랜 기간 진실 공방을 벌여온 ‘한때 관계’도 분명하게 확인돼야 한다. ‘변호인과 사건의뢰인으로 만났을 뿐’이라는 이 후보 주장을 김 씨는 ‘거짓말’이라고 한다. 만약 김 씨 말이 맞는다면, 이 후보는 그동안 김 씨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놓고 속여온 것이다. 김 씨는 지난 18일 국감장에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전한 녹음 파일에서 “국민을 개돼지로 알기에 거짓말하면 속으리라는 사이코패스적인 위험한 발상”이라며 “재명 씨, 당신 그런 사람 아니었잖아” 하고 반문했다. “당신 조직도 없고, 힘도 없고, 빽도 없다고 정치 못 하겠다고 펑펑 울었지. 그 시절로 돌아가 내게 솔직했던 것처럼 전 국민께 솔직하게 고백해. 그럼 나 당신 용서할 거야”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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