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초지능·초융합..軍에 먼저 성큼 다가온 '메타버스' [한국 항공우주산업 리포트④]

입력 2021. 10. 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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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기반 각종 항공 무기체계 전시·체험
KF-21 보라매 독도 가상비행 영상 화제
F-35A 1호기 실물 3년 7개월만에 첫 선
T-50 시뮬레이터 공중전술 기동에 탄성
文대통령, '방산 추격자'→'미래 선도자' 주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에 참가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전시회 기간 메타버스 존을 운영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KAI 관계자가 T-50 훈련 시뮬레이터를 시연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전시한 수소연료전지 기반 대형 카고드론 모형.
한화시스템의 스페이스 허브 전시관 전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항공산업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 중 하나다. 국가와 국가, 사람과 사람 간 거리두기는 항공 수요 감소는 물론 항공산업 전반에 어둠을 드리웠다. 우주까지 아우르는 항공산업은 미래 먹거리 창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치열한 전장이 된 지 오래다. 더욱이 분단국인 한국으로서는 사활이 걸린 분야이기도 하다. 헤럴드경제는 한국 항공산업의 오늘을 들여다보고 내일을 고민한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1)는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와 함께 올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3대 이벤트라 할 수 있다.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열린 ADEX 2021은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결지였다. 특히 초연결·초지능·초융합의 4차 산업혁명 흐름을 반영한 무인, 수소, 로봇 등 미래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인터넷이 미국 국방부의 내부 인트라넷 구축 과정에서 개발됐듯이 공상과학(SF)영화에서나 접했던 인류의 최첨단기술이 방산분야에서는 이미 성큼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었다.

▶T-50 비행 체험하는 ‘메타버스’ 인기=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이번 ADEX 2021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라 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전시장에 마련한 메타버스 공간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KAI는 국산 초음속항공기 T-50 시뮬레이터와 국산 소형무장헬기(LAH) 정비훈련장비 등을 선보였다. T-50 시뮬레이터는 3D 조종석과 전방위 외부영상을 HMD로 시현했는데 좌우 조종간 조작으로 공중전술기동이 가능했다. 특히 3대의 시뮬레이터를 연동시켜 체험자들끼리 비행훈련과 편대비행, 그리고 교전까지 할 수 있도록 구현한 점이 놀라웠다.

기자가 VR 헤드기어를 장착하고 시뮬레이터를 작동하자 가상현실이 눈앞에 펼쳐졌고 모르는 사이에 ‘와’라는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KAI 측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잠시 조작하자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상공을 날게 됐는데 눈과 뇌는 가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느냐 분주했다. 결국 감탄만하다 착륙은 제대로 시도하지도 못하고 말았다.

LAH VR 정비훈련장비의 프로토 타입도 관람객들이 체험해볼 수 있었다. 아직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이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실용화되면 간접 경험을 통해 정비훈련의 경제효과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KAI는 VR에 기반한 각종 항공 무기체계 전시와 체험도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도 꾸렸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KF-21 보라매를 비롯한 국산 항공기의 제원과 특성을 보다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었다.

증강현실과 라이프 로깅, 거울체계, 가상세계 등으로 분류되는 메타버스의 방산분야 접목은 향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우리 군에서도 훈련용 시뮬레이터 소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군사훈련에 VR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HTC 등 글로벌 IT기업들 간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드론과 로봇의 놀라운 진화=4년 전 ADEX 2017을 찾았을 당시 첨단 기술이었던 드론과 로봇은 한층 더 진화했다. 현대로템은 세계 최초로 다족형 복합구동 미래 지상 플랫폼 도스(DOSS)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로템의 첨단기술을 집약한 도스는 바퀴로 이동이 불가능한 지형에서는 로봇 다리를 펼쳐 이동하고 다시 평탄한 지형에서는 4륜 구동 차량으로 변신해 빠른 속도로 기동한다. 원격과 자율주행 모두 가능하며 감시정찰과 수색, 경비경계, 부상자 수송, 물자 운반, 폭발물 탐지 및 제거 등 미래 전장환경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 화재진압, 재난지역 인명구조, 레저, 그리고 향후 우주탐사 등 민수용으로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은 도스의 무인형 모델과 함께 사람이 탑승 가능한 유인형 모델도 선보였다.

LIG넥스원의 수소연료전지 기반 대형 카고드론 모형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원격조종 비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 기반 카고드론은 200㎏ 수준의 고중량 화물 운송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미래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연계한 상용화와 육·해·공군·해병대 군용 수송드론 적용도 구상중이다.

㈜한화와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차원에서 꾸린 ‘스페이스 허브’(Space Hub)도 전시회 기간 내내 누리호 발사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75t 액체로켓 엔진 실물을 공개해 인기를 끌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2010년부터 독자 개발한 누리호의 심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1단과 2단의 75t급 엔진과 3단 7t급 엔진을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75t급 엔진 개발·생산은 세계에서 7번째다. 아울러 ㈜한화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와 위성추진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실물크기 초소형 SAR 위성 등을 선보였다.

▶KF-21 부재 아쉬움 달랜 초고화질 영상=ADEX 2021에서는 대한민국 공중·지상전력의 현주소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실외 전시장에는 총 37종 45대의 항공기가 전시된 가운데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1호기의 실물이 도입 3년 7개월만에 국민들 앞에 첫선을 보였다.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 등 통합항전시스템을 갖춘 F-35A는 최대 속도 마하 1.6, 전투행동방경 1093㎞에 달한다. F-35A는 2년 전 ADEX 2019 때는 모형만 나온 바 있다.

공군 주력전투기인 F-15K와 KF-16, 그리고 수출주력품목인 경공격기 FA-50 성능개량 모델과 공군과 인도네시아, 터키, 페루, 세네갈 등에 공급된 기본훈련기 KT-1, 그리고 차기기본훈련기 ‘소리개’(Black Kite)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내년 초도비행을 앞두고 한창 지상시험이 진행중인 KF-21 보라매는 아쉽게도 이번 전시회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KF-21 보라매에 탑재될 무장체계와 핵심임무센서, 항공전자장비, 소프트웨어 개발 현황을 살펴볼 수 있었다.

세계 6위 반열에 올라선 대한민국 국방력을 뒷받침하는 지상장비는 총 31종 34대가 전시됐다. 수출시장에서 이미 ’글로벌 명품 무기‘로 평가받고 있는 K2 전차와 K9 자주포도 다시 한번 위용을 과시했다. 특히 노르웨이 수출을 염두에 둔 노르웨이형 K2 전차인 ‘K2NO’실물이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정부, 안보와 민수 결합한 방위산업 육성 전략=정부는 항공우주산업과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ADEX 2021 전시장을 찾아 방위산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물 샐 틈 없이 지키는 국방의 중요한 축이라며 안보산업이자 민수산업과 연관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국가 핵심전략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방위산업에서도 ’빠른 추격자‘에서 ’미래 선도자로 나아갈 때”라면서 “2026년까지 방위력개선비 국내지출 비중을 80% 이상으로 확대하고 부품 국산화 지원도 지금보다 네 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항공우주산업은 이미 우리 경제에서 핵심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1위, 자동차 4위, 기계 6위 수준의 대한민국은 항공우주산업 기반도 튼튼하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ADEX 2021 기간 269개 국내업체와 171개의 해외 업체가 참가했으며 45개국 300여명이 방한해 군사외교와 함께 다양한 수출협의를 진행했다.

성남(경기)=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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