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함께하는 포항'.. 전방위 투자유치로 글로벌 도시 경쟁력 제고

포항=손성락 기자 2021. 10. 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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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5개 지자체 뛰어든 애플 유치전에서 승리..애플 'R&D 지원센터', '개발자 아카데미' 운영
2차전지·바이오·수소에 '철강고도화' 이른바 '3+1' 혁신성장 집중 육성
이강덕 포항시장./사진제공=포항시
[서울경제]
이강덕(왼쪽 다섯 번째) 포항시장과 이철우(″ 세 번째) 경북도지사, 윤구(″ 네 번째) 애플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포항시청에서 ‘애플 제조업 R&D지원센터 및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북도

“포항이 착실하게 쌓아 올린 첨단 연구개발(R&D) 인프라가 애플 연구개발지원센터 유치라는 커다란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앞으로도 인재 양성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포항을 혁신 인재가 모여드는 글로벌 도시로 육성하겠습니다.”

이강덕(사진) 경북 포항시장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이 지난달 포항 포스텍에 ‘제조업 R&D지원센터’와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을 결정한 배경으로 꾸준하게 추진해온 R&D 경쟁력을 꼽았다. 애플의 이번 전략적 투자를 통해 포항은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전국 25개 지자체가 뛰어든 이번 유치전에서 포항이 최종 승리하면서 포항은 ‘애플과 함께하는 도시’라는 도시 브랜드 파워를 확보했다. 애플이 제조업 R&D지원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세계 최초이고 개발자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도 국내 처음이다.

제조업 R&D지원센터에서는 애플의 전문인력이 상주하며 교육과 컨설팅 등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스마트제조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약 9개월 과정으로 운영되는 개발자 아카데미는 재능 있는 소프트웨어(SW) 개발자·기업가·디자이너를 육성해 SW 기반 유망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한다.

애플이 포항을 R&D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응해 포항이 미래산업 기반을 착실하게 구축한 점이 꼽힌다. 여기에 경북도·포스텍과 함께 발 빠르게 유치전에 나서면서 차별화된 유치 전략을 펼친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포항시는 애플과 수차례에 걸친 화상회의와 현장실사를 통해 미래 비전을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이에 애플이 포항시의 미래산업 육성 의지와 산업정책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포항을 최종 입지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 시장 역시 세 번에 걸친 현장실사 때마다 참석해 포항이 갖춘 최고 수준의 연구시설과 우수 인력 등을 내세우며 유치전에 사활을 걸었다.

이 시장은 “포항에는 세계적인 철강기업 포스코와 연구중심대학인 포스텍을 비롯해 방사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센터, 첨단과학기술사업화센터 등 다양한 분야의 최첨단 R&D시설이 구축돼 있다”며 “이를 통해 애플의 기업 철학인 ‘혁신과 창의’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도시로 평가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애플의 이번 투자는 인재 교육과 중소기업 성장 지원 등을 통해 포항이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대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는 이정표“라며 “포스텍을 ‘SW혁신파크’로 육성하는 한편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4차 산업 전진기지를 포항에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포항은 우수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존 철강과 함께 이른바 ‘3(2차전지·바이오·수소)+1(철강고도화) 혁신 성장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바이오 분야에서는 지난달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준공된 세포막단백질연구소가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텍이 운영을 맡은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북도, 포항시가 총 458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6,107㎡ 규모로 건립했다. 항체의약품 개발을 위한 협업 및 연구시설인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M)실을 비롯해 세포배양실, 저온실, 특수실험실, 벤처공간, 오픈랩, 바이오키친 등의 시설을 구축했다.

특히 질병 원인의 약 60% 차지해 신약 개발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는 세포막단백질의 구조 분석이 가능한 극저온전자현미경은 방사광가속기와 더불어 독창적인 구조 기반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시장은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3·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더불어 신약 개발의 혁신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국내 신약 개발 능력과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지난해 7월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에 이어 올해 5월 바이오 특화형 기업 입주공간인 포항지식산업센터가 운영에 들어갔다. 오는 12월에는 그린백신·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가 완공될 예정이다.

2차전지 산업은 배터리 부품소재 전문기업인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에코프로는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리튬 2차전지용 전구체 등 소재 생산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3년 1월 착공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5,000억 원을 투자해 13만8,008㎡의 부지에 리튬 2차전지용 전구체 등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에코프로는 연간 10만 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약 30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에코프로는 앞서 영일만1·4 산단에 31만3,010㎡ 규모의 2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2018년 포항 입주 당시만 해도 포항시와 1조 원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2025년까지 1조7,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번 증설 투자까지 포함하면 총 2조2,000억 원 투자와 2,300여 명의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영일만4 산단에는 에코프로 외에도 포스코케미칼과 GS건설도 입주를 준비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7월 포항시와 양극재 생산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GS건설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도 오는 2027년까지 1,863억 원을 투입해 블루밸리국가산단 28만240㎡ 부지에 ‘수소연료전지발전클러스터’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시장은 “민선 6기인 2014년 이후 철강 일변도에서 탈피해 배터리·바이오·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며 “혁신 기업과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전 행정력을 집중한 결과 최근 5년 새 신사업 분야에서 6조8,762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포항=손성락 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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