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中 통신장비 승인 차단 등 '자국 보호' 법안 줄줄이 통과

미국 하원이 20일(현지시각) 자국의 통신 시스템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법안 3개를 가결했다. 통신 시스템에 대한 외국의 개입, 특히 중국의 위협을 막겠다는 조치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특정 기업의 제품을 승인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내용의 ‘보안장비법’을 찬성 420 대(對) 반대 4로 가결했다. 차단 대상에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ZTE 등이 포함됐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는 성명을 내고 “이 법안은 중국 장비가 미국의 네트워크를 위협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미국이 네트워크를 보호하고, 미국인들의 사생활과 안전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중국 공산당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나 에슈 민주당 하원의원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기업인 화웨이와 ZTE가 만든 장비는 우리 통신 시스템을 취약하게 하고 미국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법안의 통과를 환영했다.

런정페이(오른쪽) 화웨이 창업자가 2015년 영국 런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하원은 이날 통신 네트워크의 보안과 신뢰성 제고에 필요한 권고안을 만들기 위해 FCC가 상설 협의회를 설치도록 하는 ‘통신보안자문법’도 찬성 397 대 반대 29로 가결했다. 또 상무부가 통신기술 공급망 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전략을 개발하도록 하는 ‘정보통신기술전략법’도 찬성 413 대 반대 14로 처리했다.

정보통신기술전략법을 공동 발의한 빌리 롱 공화당 의원은 “중국 등 외국의 의존으로부터 벗어나 미국의 정보기술 공급망을 안전하게 하는 데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압박 정책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시작돼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FCC는 지난 3월 화웨이와 ZTE, 하이넝통신회사, 하이캉, 다화 등 5개 중국 기업을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으로 지목한 뒤 지난달부터 중국산 통신장비 교체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FCC는 당시 ‘제거와 대체’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며 “미국인들은 직장과 건강 관리, 교육과 오락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그들(중국 기업)의 통신장비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은 우리의 통신망이 안전할 때만 가능하다”고 했었다.

FCC는 올 들어 중국 3대 통신회사 가운데 하나인 차이나유니콤의 미국 내 영업허가를 취소하는 절차에도 돌입했다. 지난해 12월엔 중국 최대 통신회사 차이나텔레콤이 20년 가까이 유지해온 미국 내 영업허가를 취소하는 데에 착수했다. 모두 국가안보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이유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