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철새·물고기·구름처럼.. 자유롭게 '국경 넘기'

기자 2021. 10. 22. 09: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계적인 상을 받은 사회 분야 논픽션 그림책을 읽어보면 내용에 부분적으로 동의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국경'은 그동안 사회문화 분야 어린이 논픽션 그림책에서 성과를 쌓아온 '지식곰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다.

가장 예민한 소재인 '국경'을 다루고 있는데도 서사의 균형감과 정보의 평형을 이뤄낸 지리 그림책이다.

이만큼 충실한 국경 관련 그림책은 드물기에 널리 수출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경 | 구돌 글, 해랑 그림 | 책읽는곰

세계적인 상을 받은 사회 분야 논픽션 그림책을 읽어보면 내용에 부분적으로 동의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세부 사항에서 종종 편견에 기초한 서술이나 이미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름난 어린이 논픽션 서적은 이른바 세계 출판 강국에 소재지를 둔 유수한 출판 브랜드에서 펴낸다.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약한 국가와 지역을 다룬 정보는 누락될 때가 적지 않다. 당사자들 사이에서 첨예한 시각 차이가 있을 경우 힘이 강한 쪽의 일방적 관점만 전달되기도 한다. 우리도 어린이 논픽션 출판의 독립적 역량을 구축하고 이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경’은 그동안 사회문화 분야 어린이 논픽션 그림책에서 성과를 쌓아온 ‘지식곰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다. 가장 예민한 소재인 ‘국경’을 다루고 있는데도 서사의 균형감과 정보의 평형을 이뤄낸 지리 그림책이다. 어린이들에게 국경은 분쟁보다는 평화, 입장 차이의 복잡함보다는 다른 경험에 대한 설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이해한 기획이다. ‘갈라지다’ ‘나뉘다’ ‘다르다’ 등의 날카로운 개념에 부드럽게 접근한다. 장면마다 접경 국가의 이름을 조그맣게 적어뒀지만 책을 읽는 동안 그 정보는 시야에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시각적 배려 덕분에 독자는 철새와 물고기와 구름의 시선에서 국경 없는 자유, 국경을 넘는 신기함을 느낀다.

비대면 시대 여행과 이동이 제한되면서 다른 나라에 가는 일 자체가 판타지처럼 여겨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이국적 풍경은 더 반갑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심해의 국경이나 역사 속에서 이제는 사라진 나라의 국경처럼 눈으로 못 보는 부분도 다룬다. 국경 대부분은 지금도 가기 어려운 곳에 있다. 여행 영상에서는 못 가보는 곳을 그림책이기에 가볼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지식정보 그림책은 제2의 교과서다. 학습자가 본격 학습을 시작하기 전부터 시야를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관점이 중요하다. 그러기에 우리가 기획하고 펴낼 수 있는 독자적 역량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또 한 권의 소중한 우리 논픽션을 갖게 돼 기쁘다. 분단국가에서 ‘국경’을 다뤘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 이만큼 충실한 국경 관련 그림책은 드물기에 널리 수출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