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상도 공유하고 교류해야 가치 생긴다"

김우용 기자 2021. 10. 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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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헬스허브 변시섭 인공지능연구소장

(지디넷코리아=김우용 기자)“의료 정보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기에 교환하면 큰일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지역과 기관별 편차라든지 전원 시 이중촬영, 중복촬영 등의 문제가 의료 서비스 품질에서 계속되고 있다. 안전한 상태로 의료기관 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면 환자의 참여를 높이고 치료와 진단 품질을 높이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헬스허브는 의료나 건강 같은 정보의 허브를 통해서 의료보건 분야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변시섭 헬스허브 의료인공지능연구소 연구소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2012년 설립된 헬스허브는 의료 영상 원격판독 플랫폼을 개발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의료 이미지 데이터 공유 솔루션인 '다이콤링크(DICOMLINK)'을 제공하는 회사다.

변시섭 헬스허브 의료인공지능연구소장

다이콤링크는 의료영상 데이터 표준 포맷인 다이콤 3.0에 기반해 의료영상을 클라우드에 안전하게 저장하고, 의료기관이나 개인 간 주고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대용량 의료 영상을 클라우드에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의료기관, 원격 판독 기관, 개인 등 다양한 지점에서 원본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헬스허브의 다이콤링크는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환경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의료기관 내 데이터 공유는 차치하고, 클라우드 활용에도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보건의료 업계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의료 데이터 공유 플랫폼의 날을 수년째 벼려왔다. 내외 반발에 부딪쳐 의료기관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던 진료 데이터는 다행히 최근 몇년 사이 규제 완화와 의료기관의 인식 변화로 조금씩 클라우드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다.

변시섭 소장은 “환자 전원 시 CT나 방사선 촬영 등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는데, 검사장비가 부족하거나 판독할 의사가 부족할 수 있다”며 “의사나 자원이 부족한 경우 촬영은 다른 데서 하고 판독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원격판독에 도전해 많은 성과를 이뤘고, 이를 의료 정보 교환 플랫폼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 소장은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OCS, EMR, PACS 같은 시스템은 병원 안에서만 써야하고, 교류를 하면 안되는 것이었다”며 “처음에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표준으로 저장하고 통신하는 의료 영상을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헬스허브의 다이콤링크는 개발, 테스트, 운영 등이 모두 AWS에서 이뤄진다.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킹, 로드밸런싱, CDN, AI 서비스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관리형 원장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인 ‘아마존 퀀텀 렛저 데이터베이스(QLDB)’로 의료 영상 판독 정보 위변조도 방지하고 있다.

다이콤링크는 의료기관에서 영상 원본을 저장하고, 개인이나 타 기관에서 원본을 확인할 수 있다. 의료 영상은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에 저장되지 않는다. AWS의 국가별 리전에 국한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타 국가에서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도 막았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헬스허브의 해외법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받는 조건이라고 한다.

개발 단계부터 클라우드를 고민하면서 AWS를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당시 헬스허브의 콘셉트와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AWS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변시섭 소장은 “클라우드를 쓰기 위한 우리의 요구사항은 몇개 되지 않았다”며 “우선 교류를 하려면 상대방이 항상 있어야 해서 여러개를 연결하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한국 외에 글로벌로 나갈 수 있게 글로벌 확장성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기본적인 것에서 시작한 것이지 서비스 내부를 뜯어보고 좋다 나쁘다 할 게 아니었다”며 “아주 기초적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AWS를 선택한 것이고,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AWS가 전세계적으로 성장해 확장하면서 그 덕을 운 좋게 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무언가 필요할 때 서비스를 찾아보면 AWS에 다 있다”며 “제품을 새로 만들 필요없이 불편하지 않으니 계속 더 쓰게 된다”고 덧붙였다.

헬스허브 변시섭 소장

AI 시대의 도래는 헬스허브에게 도약 기회였다. 의료기관이 AI를 진료에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면서 의료 데이터를 병원 외부에서 확보할 수 있게 하는데 개방적인 입장으로 변화했다. 변 소장은 “병원 데이터를 외부로 빼는게 완전히 편하진 않아도 내부나 외부 상관없이 클라우드에서 활용하려는 경향이 많아졌다”며 “의료기관이나 연구기관이 AI를 위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확보해 연구하는 것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스허브는 기본 플랫폼에 AI 기술을 결합해 창출할 수 있는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의사의 진료와 진단을 지원하는 보조수단으로서 AI의 가치를 상정하고 여러 기관과 협업중이다.

변 소장은 “의사를 대체하는 AI는 시기상조로 보고, 의사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놓치는 점을 찾아주는 보조수단, 3D 이미지에서 체적을 정확히 측정하는 도구 같은 AI를 개발하고 있다”며 “헬스 허브 플랫폼에 마켓플레이스를 열어서 우리의 데이터를 활용해 AI를 개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기반 의료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헬스허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변 소장은 점차 대용량화되는 의료영상 데이터를 원본 손실없이 어디서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그는 “의료 영상 파일은 통상 300장에서 수천장이 되는데, 약 300에서 600메가바이트 정도의 용량이 네트워크를 통해 움직이게 된다”며 “네트워크 비용과 성능 문제로 원본 모두를 모든 곳에 저장하는 건 불가능하니 특별한 압축 기술을 쓴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에 활용하려면 의료 영상의 원본을 훼손하면 안 되므로 압축을 해도 완전한 원본으로 복원되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네트워크를 타기 전 압축하고 저장했다가 열람하는 곳에서 원본으로 빠르게 복원해 화면에 보여주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헬스허브는 원본 보관이란 원칙을 지키면서 인프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활용한다.기본적으로 원본 복권을 전제로 한 압축 기술을 활용하고, 영상을 열람하는 곳에 가장 가까운 인프라에 원본을 미리 가져다두는 CDN도 적극적으로 쓴다.

여기에 더해 로컬 장비에서 데이터를 열람하는 것과 비교해 더 빠르다는 평가를 받도록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플랫폼의 버전 관리를 단일화하기 위해 초기부터 웹 환경으로 만들었는데, 윈도 애프리케이션과 비교해도 빠른 성능을 낸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헬스케어 분야 사업이 활발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헬스케어 산업의 빗장을 국외기업에게 열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자유로운 헬스케어 솔루션 사업은 여전히 쉽지 않다. 그 사이 규제에서 자유로운 국가에서 첨단 기술로 무장한 헬스케어 솔루션이 속속 성장하고 있다. 변 소장은 이런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에 이제 막 개발되는 나라보면 원격진료도 활발하고, 병원에 가지 않고 처방전 사진을전송받아서 약을 사기도 한다”며 “그런 곳의  IT 개발자는 원격진료의 가치를 보고 치열하게 개발할텐데, 우리나라 의료 서비스는 국내에 갇혀 최신 기술 개발을 시도하지 않고, 종국에 시장이 열리면 무방비로 있다가 다 뺏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지사와 얘기를 나눠보면 시장 개방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서비스 개발해 사용사례 하나 만들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 신청해서 샘플로 조금 받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밖에서 돈주고 서비스를 사는 상황에서 경쟁하고 개발하는 기업과 붙으면 당연히 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헬스허브의 향후 계획에 대해 변 소장은 플랫폼 관리 기능 개선과 보안 강화, 여러 서비스 및 솔루션 간 매끄러운 통합, 의사와 협력해 좋은 결과를 내는 AI, 서버리스 컴퓨팅 강화, 데이터레이크 기반의 분석 환경 구축 등을 꼽았다.

그는 “헬스허브는 병원, 의료진, 환자 등 모든 사용자를 지원하는 사용성 높은 솔루션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이런 참여자 사이의 워크플로우르 더 매끄럽게 구축 해 교환성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용 기자(yong2@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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