着하지 마, 심플!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2021. 10. 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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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한때 서울대 미대에서 그림을 가르쳤던 화가 장욱진(1917~1990)이 교실에서 하던 말입니다.

'착하지 말라고? 어질고 착한 사람은 그림을 못 그린다는 말인가?' 그게 아니라 그림에서도 집착이 가장 금물이라는 뜻임을 나중에 알았다고 하지요.

심플! 장욱진은 그리고 마시고 그리고 마시고, 심플! 나는 읽고 쓰고 걷고 읽고 쓰고 걷고, 심플! 같은 심플인데 장욱진이 훨씬 멋있습니다.

심플! 着하지 마! 장욱진은 장욱진이고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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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 빼기:道 -16 / 장욱진의 삶과 그림을 관통하는 모토

"착(着)하면 안 돼!"

젊어서 한때 서울대 미대에서 그림을 가르쳤던 화가 장욱진(1917~1990)이 교실에서 하던 말입니다. "着하지 마!" 당시 이 말을 들은 제자 이남규는 헷갈립니다. '착하지 말라고? 어질고 착한 사람은 그림을 못 그린다는 말인가?' 그게 아니라 그림에서도 집착이 가장 금물이라는 뜻임을 나중에 알았다고 하지요.

장욱진은 학생들이 정신없이 화면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 손을 끌고 나가서 술이나 마시자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곤 술자리에서 하던 말, "나는 심플하다!"

심플! 그것은 평생 장욱진의 삶과 그림을 관통하는 모토였지요. 그의 삶은 심플했습니다. 붓을 들면 오로지 그렸습니다. 붓을 내려놓으면 오로지 마셨습니다. 오로지 그리고 오로지 마시고! 그리고 마시고 그리고 마시고, 심플! 그의 그림도 아주 심플하지요. 선도 심플, 모양도 심플, 색깔도 심플, 크기도 심플! 着하지 않으니 복잡할 게 하나도 없었나 봅니다. 심플!

그가 얼마나 술을 좋아했는지 한 번 가늠해 보시죠. 장욱진에 매료돼 오랫동안 가까이 교유했던 김형태 서울대 교수가 전하는 일화 한 토막입니다. 술 때문에 몸이 상한 그가 보약을 지으러 갔습니다.

- 내 술 좀 먹게 약 좀 지어 주세요.
= 선생은 술 취하면 종로 대로를 횡보한다는 좋지 않은 소문이 있습니다.
- 내 술은 내 그림보다 낫습니다.
= 내 약을 제대로 먹으면 술뿐 아니라 여자를 좋아하게 되니 조심스럽습니다.
- 술이 여자보다 좋지요.

사실은 나도 요즘 심플합니다. 읽고 쓰고 걷고, 읽고 쓰고 걷고. 심플! 장욱진은 그리고 마시고 그리고 마시고, 심플! 나는 읽고 쓰고 걷고 읽고 쓰고 걷고, 심플! 같은 심플인데 장욱진이 훨씬 멋있습니다. 더구나 그의 그림은 너무너무 좋습니다.

부러운 마음에 조금 심란하군요. 그래도 할 수 없지, 뭐. 심플! 着하지 마! 장욱진은 장욱진이고 나는 나. 장욱진은 그리고 마시고 그리고 마시고, 심플! 나는 읽고 쓰고 걷고 읽고 쓰고 걷고, 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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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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