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누리호 발사, 우주강국 첫발 뗀 '미완의 성공'

이재환 2021. 10. 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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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 해설위원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첫 발사가 미완의 성공을 거둔 채 마무리됐습니다.

로켓 분리 등 모든 비행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모형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해 아쉽게도 최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겁니다.

하지만 11년 동안 2조 원을 들인 연구 개발의 대장정 끝에 우리 독자 기술만으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가 우주 700km 고도까지 향할 수 있었던 건 큰 성과입니다.

전 국민의 관심 속에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누리호 발사는 순조롭게 시작됐습니다.

두 차례의 엔진 점화와 로켓 분리, 페어링과 모형 위성 분리까지, 약 16분간의 전 비행 과정이 차질없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목표인 모형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3단 엔진이 조기 연소돼 마지막 순간에 모형 위성이 충분한 속력을 얻지 못한 것입니다.

아쉽게도 최종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누리호 발사는 우리 우주 개발 역사에서 큰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설계에서부터 제작과 발사, 그리고 관제까지 발사의 모든 과정이 순수 우리 기술로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첫 비행시험을 통해 주요 단계별 핵심기술이 확보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정부와 국내기업 300여 곳이 힘을 합쳐 10년 넘게 땀을 흘리며 이뤄낸 결실입니다.

특히 발사체의 심장으로 불리는 1단 추진 엔진이 핵심인데, 75톤급 액체 엔진 4개를 하나로 묶는 초고난도의 이른바 '클러스터링' 기술 확보는 성과 중의 성과로 평가됩니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아쉽게 미완의 성공에 그쳤지만, 내년 5월 예정된 두 번째 발사가 성공을 거두기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주 관광 등 외신 보도를 접할 때마다 그저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의 일로만 여겨졌던 우주산업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음을 보여줬습니다.

과학과 산업의 총합체인 우주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우리도 모든 부처가 협업할 수 있는 우주청 등 우주전담기구를 설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에 비해서도 5분의 1수준에 불과한 우주개발 예산을 대폭 늘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당장은 이번 발사 과정의 문제점을 면밀히 조사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이재환 기자 (happyjh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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