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 가드의 위닝 멘탈리티, LG 반등 이뤄낼까

최민우 2021. 10.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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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도와줄 사람 없다. 우리 12명이 버텨야 한다."

창원 LG는 1997년 한국프로농구(KBL)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팀명과 연고지가 바뀌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지금까지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은 단 세 곳.

이들 중 가장 오래된 팀이 LG인데, 24년 동안 왕좌에 오르지 못한 것은 큰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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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 이재도. 제공|KBL
[스포츠서울 | 대구=최민우 기자] “주위에 도와줄 사람 없다. 우리 12명이 버텨야 한다.”

창원 LG는 1997년 한국프로농구(KBL)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팀명과 연고지가 바뀌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오랜 시간 창원에 머문 덕에 팬심도 열정이 넘친다.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큰 박수와 함성으로 선수들을 응원한다. 그러나 문제는 우승 이력이 없다는 거다. 지금까지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은 단 세 곳.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수원 KT다. 이들 중 가장 오래된 팀이 LG인데, 24년 동안 왕좌에 오르지 못한 것은 큰 흠이다.

선수 구성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최근 가장 성적이 좋았던 2013~2014시즌에는 김종규와 김시래를 앞세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KT(현 수원 KT)를 3전 전승으로 따돌리며 돌풍을 이어갔다. 1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LG는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오나 했다. 하지만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2승 4패로 무릎을 꿇어, 다잡은 챔프전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2014~2015시즌 4위를 끝으로 세 시즌 연속 하위권을 전전했고, 2018~2019시즌 잠깐 3위로 점프했지만 다시 2시즌을 내리 9,10위로 주저앉았다.

재도약을 위해 LG도 부단히 노력했다. 지난 시즌부터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 김시래를 삼성에 내주는 조건으로 이관희와 김준일을 영입했다. 그리고 지난 에어컨리그에서 직전 시즌 안양 KGC를 우승으로 이끈 이재도를 영입했다. 이로써 LG는 이재도~이관희로 이어지는 국내 최정상급 백코트 듀오를 갖춘 팀이 됐다.

야심 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먼저 김준일이 지난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개막전에서 아킬레스건 파열로 팀을 이탈하며 균열이 생겼다. 여기에 이재도~이관희의 호흡도 아직은 맞지 않는다. 뜻대로 되는 게 없으니 성적도 좋지 않았다. 개막 후 4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로 쳐졌다. 조성원 감독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며 한숨을 내쉴 정도였다.
창원 LG 이재도(가운데)가 지난 20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 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제공|KBL
그러나 LG는 지난 20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가스공사 전에서 92-73 대승을 거두며 시즌 첫승을 수확했다. 그 중심에는 이재도가 있었다.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14득점 4어시스트 4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기록뿐만 아니라 이재도는 선수들의 멘탈 관리에도 나섰다. 우승 경험까지 있는 그는 위닝 멘탈리티를 동료들에게 심어줬다.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팀 주전 가드로써 경기 중 안됐던 부분들을 계속 설명했다. 사실 연패에 빠지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 선수들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경기 전에도 선수들에게 ‘주위에 우릴 도와줄 사람은 없다. 12명이 버텨야 한다’며 집중력을 잃지 말자고 했다. 선수들도 잘 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농구는 개인 역량보다 팀 정신력이 주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패배의식에 빠져 있었다. 안 좋은 기운이 감싸고 있었다. 말로는 괜찮다고 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말했다. 전술보다 정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재도의 말 한마디로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그렇지만 영향력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실제로 선수들은 더 많이 움직였고, 플레이 하나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재도의 가치가 단순히 포인트 가드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 일단 LG는 긴 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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