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vs 대우조선, 2조원 항공모함 수주 위해 각각 연합전선 구축

김우영 기자 2021. 10.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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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은 KAI·밥콕, 대우조선은 한진重·핀칸티에리 손잡아

국내 1호 경항공모함(CVX)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조원이 넘어 규모도 크지만, 국내 첫 경항모를 건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의 조선사 두 곳은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유력 조선소뿐 아니라 전투기 제작사와도 손을 잡으며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군은 이르면 내년 한국형 경(輕)항공모함에 대한 기본설계 사업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형 경항모 개발 프로젝트 규모는 총 3조원으로 건조 비용만 2조원이 넘는다. 단일 함정으로는 최대 규모다. 크기는 경하배수량 3만t급에 길이 260여m, 폭 40여m 정도다. 이는 F-35B 등 수직이착륙 전투기 12대,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8대 탑재가 가능한 규모로 헬기 수를 줄일 경우 전투기를 최대 16대까지 실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구상하고 있는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경항모는 올해 말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사업비가 반영되면 2~3년간의 기본설계와 5~7년의 상세설계 및 건조 단계를 거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통상 함정 획득 단계는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함건조 등의 단계로 구성된다. 경항모의 개념설계는 2019년 10월 현대중공업이 수주해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개념설계가 사업화 이전 무기 체계와 성능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면, 기본설계는 이를 구체화하는 단계를 말한다. 기본설계 입찰이 나와야 경항모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경항모 프로젝트에 뛰어든 조선사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두 곳이다. 기본설계 입찰을 앞두고 최근 두 조선사는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 한국항공우주(047810)(KAI)산업과 경항모 기본설계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KAI가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종합기업인 만큼, 항모 건조의 핵심인 함재기 운용 분야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포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경항모 사업의 성공 여부는 함재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KAI가 개발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도 항모에 탑재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올해 8월에는 영국 밥콕과 경항모 기본설계 사업 수주 및 실선 건조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밥콕은 영국의 최신예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함’ 개발에 직접 참여한 영국 대표 조선사로 최신 함정 설계와 건조기술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회사는 앞서 개념설계 단계에서도 협력한 바 있다. 지난 6월 현대중공업이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공개한 경항모 모형에도 퀸 엘리자베스함과 같은 스키점프대가 갖춰져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이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조선 해양 전시회 '국제 조선 및 해양 산업전(코마린 2021)'에서 한국형 경항모 모형을 공개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이에 맞서 대우조선해양은 이탈리아 국영조선소 핀칸티에리와 손을 잡았다. 핀칸티에리는 미국의 차세대 호위함과 이탈리아 경항모 2척을 건조한 경험이 있는 조선소다. 올해 6월 두 기업은 신형 경항모 기술지원 및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까지 한국형 경항모 기본설계 입찰을 구상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세부설계와 시공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8월 대형 상륙함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한진중공업(097230)과 경항모 설계·건조를 위한 상호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한진중공업은 1972년 국내 첫 국산 경비정 건조를 시작으로 50여년간 1000척이 넘는 함정을 건조한 조선소다. 다목적 대형수송함이자 강습상륙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국내 최초로 설계·건조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기본설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각사의 장점과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조선사가 올해 들어 외부 협력을 확대하는 이유는 기본설계 수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다. 기본설계 수주 여부가 향후 실선 건조계약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대외적으로 알려진 기업 외에도 다수의 기업들과 경항모 수주를 위해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함정 도입 사업 열에 아홉은 기본설계를 맡은 기업이 실제 건조까지 맡는다”며 “두 조선소 모두 항모 설계 및 건조 경험이 전무한 만큼, 외부 조력자와의 협력을 통해 기본설계 수주에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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