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돌아왔고, 고생했다. 그리고 잘했다"..15년만에 최다승보다 '144', 목표 달성에 웃었다 [광주 인터뷰]

이종서 2021. 10. 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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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습니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로 입단할 정도로 김민우(27·한화 이글스)를 향한 기대치는 높았다.

김민우는 "류현진 선배님은 팀에서 워낙 오랜 기간 동안 잘한 선수다. 이제 나는 1년이지만, 내년, 내후년에도 류현진 선배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간절했던 144이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순간 김민우는 스스로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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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 김민우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0.21/

[광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너무 좋습니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로 입단할 정도로 김민우(27·한화 이글스)를 향한 기대치는 높았다.

첫 해 70이닝을 던진 김민우는 2016년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했다.

이후 좀처럼 자신이 가진 기량을 완벽하게 보이지 했고, 지난해 26경기에서는 132⅔이닝을 던져 5승 10패 평균자책점 4.34의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민우는 확고한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1⅓이닝이 부족해서 닿지 않은 규정이닝을 채우는 것.

시즌 초부터 유지해 온 '규정이닝 열망'은 10승 고지를 밟아도 흔들림 없었다.

꾸준하게 마운드를 지켜오던 그는 마침내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규정 이닝인 144이닝을 채웠다.

경기를 마친 뒤 김민우는 "작년부터 목표로 해왔던 것을 올해 이렇게 달성하게 됐다. 올해 많이 도와준 야수들에게 고맙고 재훈이형 포수들 감사하다"고 활짝 웃었다.

규정이닝을 채운 김민우는 5⅓이닝 7안타 4사구 2개 3탈삼진 1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총 투구수 90개. 직구 최고 구속은 142㎞가 나왔고, 포크(31개), 커브(15개), 슬라이더(3개)를 던졌다.

팀 타선은 2회까지 총 10점을 뽑아내면서 김민우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불펜 투수는 리드를 지켜냈다. 팀은 13대2로 승리했고, 김민우는 시즌 14번째 승리를 품었다.

김민우는 "오늘 피칭은 아쉬움이 많다. 전체적으로 제구가 안 돼서 투구수가 많았다. 충분히 더 던질 수 잇었는데, 제구가 흔들리면서 많이 못 던져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민우가 거둔 14승은 2006년 류현진(16승) 이후 한화 투수 최다 승리다.

자연스럽게 김민우에게는 '토종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는 "이렇게 승리를 쌓는 것이 처음이다. 솔직히 승수는 신경쓰지 않는다. 주어진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고 중요하다"라며 "오늘 경기 전까지 규정이닝이 걸려 있었고,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승리는 신경쓰지 않았다'는 말은 곧 거짓말로 들통났다. 류현진 이후 최다승이라는 말에 '알고 있다'고 무심결에 답했다. '의식한 거 아니냐'는 물음에 김민우는 "주위에서 이야기를 해주더라"라며 "신경 안쓰고 싶었는데 승리를 아예 신경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고 웃었다.

21일 광주 KIA전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는 김민우. 광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김민우의 활약이 좋을수록 류현진과 비교되는 일이 많아졌다. 김민우는 "류현진 선배님은 팀에서 워낙 오랜 기간 동안 잘한 선수다. 이제 나는 1년이지만, 내년, 내후년에도 류현진 선배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민우는 앞으로 한 차례 등판할 예정. 에이스의 상징인 15승을 채울 수 있는 기회다. 김민우는 "(15승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올해는 누군가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여기까지 왔다"라며 "조금 더 좋은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언을 준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 "너무 많다"고 잠시 고민에 빠진 그는 "지난해 전력분석을 했다가 올해 투수코치로 한 이동걸 코치님이 작년부터 힘이 되는 말과 방향을 잘 잡아주셨다. 올해도 조언을 끊임없이 해주셨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많은 고마운 사람이 있었지만, 가장 대견한 건 자기 자신. 간절했던 144이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순간 김민우는 스스로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을까. "참 멀리 돌아왔는데, 고생했고, 잘했다. 앞으로 더 잘하자"
광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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