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스토리]일류-팔로-민규 없어도 괜찮아, '기동 매직'이 있으니까

박찬준 2021. 10. 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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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승부사'다.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시작부터 그랬다. 2019년 4월 연패에 허덕이던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정장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으며 선수들과 뛰었다. 전술적으로는 김승대의 위치를 위로 올려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곧바로 효과를 봤다. 연승에 성공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다시 고비가 왔다. 김기동식 축구의 핵심이었던 김승대가 2019년 여름이적시장에서 전북 현대로 향했다. 김 감독이 "갈비뼈 하나를 잃은 느낌"이라고 할 정도였다. 김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전북에서 최영준을 임대로 데려오며 팀컬러를 바꿨다. 짠물 수비로 방향을 바꾸며 재미를 봤다. 마지막 12경기에서 8승3무1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4위까지 올랐다. 마지막 울사느이 우승을 막은 것도 포항이었다.

2020년에도 고비가 있었다. 전년도 여름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일류첸코, 팔로세비치 등이 적응하며 순항하는 듯 했지만, 주전 풀백인 심상민 김용환이 한꺼번에 군에 입대했다. 당초 예상보다 입대시기가 빨라지며 시즌 중 좌우 풀백을 모두 잃었다. 김 감독은 스리백이라는 묘수를 통해 위기를 넘겼고, 여름이적시장 동안 적절한 보강을 통해 3위 자리에 올랐다. 김 감독은 1, 2위팀 감독을 제치고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는 다들 힘들 것이라 했다. 김 감독이 아무리 '잇몸'으로 버티는데 능하다고 해도, 너무 많은 '이'들이 빠져 나갔다. 지난 시즌 도합 45골을 책임진 일류첸코(전북)-팔로세비치(FC서울) 듀오가 팀을 떠났고, '주장'이자 '중원의 핵'이었던 최영준은 원소속팀인 전북으로 복귀했다. '원클럽맨'이자 '수비의 축'인 김광석마저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척추가 모두 빠져나갔다. 근근히 버티던 여름에는 가장 강력한 송곳니 였던 '송스타' 송민규마저 전북으로 향했다. 주축들의 계속된 이적에도 "별수 있나요. 그래도 해야죠"라고 의연하게 넘기던 김 감독 조차 충격에 빠진 이적이었다.

포항은 결국 9월부터 리그 4연패에 빠지며 무너지는 듯 했다. 파이널A행 가능성이 희박해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 나서는 포항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일류도, 팔로도, 민규도 없었지만, 포항에는 '기동매직'이 있었다. "상대를 완벽히 분석했다"던 김 감독은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8강전에서 완벽한 전략으로 3대0 완승을 이끌어냈다. 조별리그 0대3 대패를 설욕했다. 목표를 초과달성했지만, 김 감독은 멈추지 않았다. 4강전 상대는 트레블에 도전하는, '동해안더비 라이벌' 울산 현대였다.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캡틴' 신진호와 '영건 조커' 고영준이 경고누적으로 빠졌다. 강현무의 부상으로 인한 골키퍼 리스크는 여전했다. 위기 속 '기동 매직' 특유의 지략이 또 다시 빛났다. 8강전에서 전북과 연장 접전을 치른 울산의 체력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힘과 스피드가 좋은 팔라시오스를 프리롤로 두는 승부수로 울산 선수들의 힘을 빼놓았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경기력은 밀리지 않았다. 후반 원두재(울산)의 퇴장이라는 행운이 따랐고, 포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랜트가 동점골을 넣었고, 기술이나 경험에서 한수위인 울산을 상대로 말리지 않고 자신의 경기를 이어갔다. 결국 승부차기 끝에 대어를 낚으며, 12년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부임 후 가장 스쿼드가 약한 올 시즌 조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미 확보된 준우승 상금 24억원은 덤이다. 김 감독은 울산전 이후 "나는 한 것이 없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하지만 올 시즌 포항의 놀라운 성공은 어떻게든 위기마다 해법을 찾아낸 김 감독의 힘이다.

2009년 선수로 아시아 챔피언을 경험한 김 감독은 또 다른 드라마를 예고하고 있다. 상대는 유럽무대를 호령한 고미스, 마레가 등에 한국 국가대표 핵심 수비수였던 장현수, 사우디 현역 국가대표가 즐비한 '아시아 최강의 스쿼드' 알 힐랄이다. 누가봐도 한쪽으로 쏠리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그래도 포항은 믿는 구석이 있다. '기동매직'이 있으니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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