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비누 - 박순원
한겨레 2021. 10. 22. 05:07
[시인의 마을]
비유는 오래된 말의 땟국물을 씻어 낸다 보송보송 탄력 있게 매끄럽게 시들었던 죽었던 말들이 살아난다 꿈틀꿈틀 생생하게 살아 있는 말의 숨결이 느껴진다 예수님도 부처님도 비유로써 말씀하셨다 이를테면 예를 들어 알아듣기 쉽게 깨우치려고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믿음이 없으면 비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 지금은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고 보급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교하고 분석해서 효과적인 효율적인 최적의 비유를 찾는다 더 강력한 비유 향기로운 비유 상쾌한 비유 참신한 비유 이제 누구라도 매일매일 비유를 쓴다 매일매일 새로운 거품
-박순원 시집 <흰 빨래는 희게 빨고 검은 빨래 검게 빨아>(파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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