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거리] 메르켈과 김초엽

김진철 2021. 10. 22.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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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넘기다 김초엽 신작 단편집을 다룬 최재봉 선임기자의 기사에 눈길이 꽂혔습니다.

작가 김초엽은 포항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했죠.

과학과 문학의 융합을 거창하게 입에 올리지 않아도, 우주를 넘나들고 시공을 초월하는 과학적 상상력, 그보다 그 아래 깔린 사람에 대한 통찰, 불완전함과 취약함에 대한 사유가 김초엽의 힘이 아닐까요.

김초엽의 문학과 메르켈의 정치는 인간의 취약함을 섬세하게 살피고 사유와 성찰, 살핌과 돌봄을 나누고 주는 일이라고 정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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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기사를 넘기다 김초엽 신작 단편집을 다룬 최재봉 선임기자의 기사에 눈길이 꽂혔습니다. 작가 김초엽은 포항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했죠. 과학과 문학의 융합을 거창하게 입에 올리지 않아도, 우주를 넘나들고 시공을 초월하는 과학적 상상력, 그보다 그 아래 깔린 사람에 대한 통찰, 불완전함과 취약함에 대한 사유가 김초엽의 힘이 아닐까요. 단단하고도 유연한, 무언가에 초연할 수 있는 어떤 기반이, 5년차 작가가 ‘소포모어 징크스’를 넘어선 근원이겠지, 나름대로 짐작해봅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라이프치히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양자화학 연구로 박사를 받았습니다. 10여년간 과학 연구자였던 메르켈은 독일 통일 이후 정치를 시작해 16년간 네 차례 총리직을 수행합니다. 과학은 정치인으로 사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합리를 중요하게 여겼고 이성에 기대어 말할 때와 들을 때를 구분했으며, 사소한 결정조차 시간을 두고 깊이 생각하고 내렸습니다. 과학적 사고를 바탕 삼되 과학에 매몰되지 않고 세상으로 시야를 넓히는 능력이 메르켈을 만들었습니다.

마흔 살 가까이 차이 나는, 한국과 독일에서 살아가는 여성 과학도 출신의 작가와 정치인을 견줘 봅니다. 과학은 인간의 한계를 넘을 매우 유효한 수단입니다. 우주 공학과 디지털 기술, 양자역학과 분자생물학이 그러하죠. 그래서 맹목적 도구로 전락하기도 쉽습니다. 김초엽의 문학과 메르켈의 정치는 인간의 취약함을 섬세하게 살피고 사유와 성찰, 살핌과 돌봄을 나누고 주는 일이라고 정리해봅니다. 과학에서 시작하여 과학의 한계를 넘으려는 의지와 과정, 노력과 성취…, 생각만 해도 멋집니다.

김진철 책지성팀장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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