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SLBM' 국제사회는 우려하는데..軍 "초보 단계" 일축

장용석 기자 2021. 10.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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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지 전제로 "요격 가능" 자신..美싱크탱크는 "韓 방어망 없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을 시험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이 지난 19일 시험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두고 국내외로부터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북한이 이 SLBM을 실전배치해 운용에 들어갈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 구축돼 있는 미사일방어체계만으론 대응이 불가능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그러나 우리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군 당국은 이번 신형 SLBM을 포함한 북한의 SLBM 개발을 "초보 단계"로 평가하며 "요격이 가능하다"고 자신해 그 위험성을 경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1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 북한의 SLBM 개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북한이 많이 노력하는 것 같다"면서도 "(미사일을) 발사 플랫폼(잠수함)과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초보 단계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SLBM 개발에 본격 나서 2016년엔 '북극성-1형'(KN-11), 그리고 2019년엔 '북극성-3형'(KN-26)에 성공했다. 즉, 이번 신형 SLBM을 포함하면 북한은 이미 3종류의 SLBM에 대한 시험발사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북극성-3형'을 제외한 2종은 '콜드론치'(물속 발사관에 들어 있던 SLBM을 압축공기를 이용해 수면 위로 사출한 뒤 로켓엔진을 점화해 발사하는 것) 기술을 적용한 잠수함 시험발사까지 끝냈다.

북한은 2016년 8월 '고래급'(신포급) 잠수함을 이용한 콜드론치 방식의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하며 '세계 7번째 SLBM 개발 국가'가 되자 이 잠수함에 '8·24영웅함'이란 이름을 붙였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1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 당시 우리 군과 정보당국도 북한이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봤다.

그러나 현재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고래급 잠수함엔 SLBM용 수직발사관(VLS)이 1문만 설치돼 있어 실제 작전운용엔 제약이 있다"는 이유로 북한의 SLBM 개발 성공 여부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

오히려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지난달 15일 3000톤급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이용한 국산 SLBM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하자 "세계 7번째 SLBM 개발"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대북 관측통들은 "시험발사 때 '고각(高角) 발사'(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사 각도를 높이는 것) 방식을 적용한 '북극성 1형'과 '3형'의 추정 사거리가 각각 1200㎞와 1900㎞ 이상"이라며 사거리만 봤을 땐 우리 군의 SLBM이 북한군에 못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무Ⅳ-4'로 알려진 우리 군의 SLBM은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Ⅱ-B'를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서 유효 사거리 또한 '현무Ⅱ-B'와 같은 500㎞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5일 시험발사 땐 목표물까지의 비행거리가 약 400㎞였다.

이에 대해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우리 SLBM은 북한에 비해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지만, 기본적으로 "핵탄두 탑재용으로 개발한 북한의 SLBM가 재래식 탄두를 탑재하는 한국의 SLBM을 직접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곤란하다"는 지적이 많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자료사진> © AFP=뉴스1

대북 관측통들은 일단 북한이 19일 시험발사한 신형 SLBM에 대해 "전략무기"란 표현을 안 썼단 이유로 일단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 탑재용"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올 1월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당시 '국방과학발전·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주요 과업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핵무기의 소형경량화·전술무기화'에 성공한다면 언제든 핵 투발수단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서 장관과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국방위 국감에서 북한의 SLBM을 "요격할 수 있다"고 답변했으나, 이는 발사 위치가 노출됐을 때의 얘기다.

관측통은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라면 이동식 발사대(TEL) 등 발사 위치가 정찰·감시자산에 바로 포착되기 때문에 요격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잠수함에서 발사하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SLBM을 1발만 실을 수 있는 '고래급' 잠수함이라고 해도 탐지자산의 추적을 피해 기습공격을 감행한다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이 이른바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이번 SLBM 발사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20일(현지시간) 펴낸 '2022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후 개발한 무기들이 "동맹국(한국·일본)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현재 SLBM 방어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한미 당국이 긴밀히 공조해 북한의 특이동향 여부를 계속 감시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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