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비트코인 '제도권 진입'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1. 10. 22.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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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화폐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6만6909달러(약 8100만원)까지 치솟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뉴욕 증시에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장됐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서학개미들이 ‘돈나무 언니’로 부르며 추종하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까지 나서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5%씩만 담아도 50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추격 매수를 부추겼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 아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지수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 상품이다. 그런데도 투자업계에선 ‘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에 투자하는 ETF의 등장도 시간문제라고 보면서 2004년 금 ETF의 등장 이후 금값이 급등한 것처럼 ‘디지털 금’의 상승 랠리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미국과 중국이 가상 화폐에 대해 정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중앙은행이 만든 디지털 위안화 사용 기반을 넓히기 위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가상 화폐의 채굴·거래를 전면 금지시켰다. 반면 미국은 가상 화폐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미국의 금융 패권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가상 화폐를 제도권으로 수용해 가고 있다. 그 결과 40%를 웃돌던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비율은 0%로 떨어지고 미국의 비율은 4월 17%에서 8월 35%로 급등했다.

▶가상 화폐 자체의 미래에 대해선 투자 고수들의 의견도 크게 엇갈린다. JP모건 CEO는 “비트코인은 ‘바보들의 금’”이라고 일축하고, 세계 최대 헤지펀드 설립자는 “비트코인의 가장 큰 위험은 성공 그 자체”라며 결국 정부가 죽이려 할 것으로 본다. 반면 제2의 비트코인이라 불리는 이더리움의 창시자는 “10년 뒤면 주로 메타버스 세계에서 생활하면서 가상 화폐로 거래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비트코인의 지위 격상이 안 그래도 유난스러운 한국의 코인 투자 열기를 더 고조시키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10월 1~18일 국내 4대 코인 거래소 거래 대금은 297조원으로, 주식 거래 대금(129조원)의 2.3배에 달했다. 덕분에 코인 거래소들은 돈을 쓸어담고 있다. 1위 거래소 업비트가 올 상반기에 올린 순익이 무려 1조8000억원이다. 업비트 측은 이 돈을 들고 정부가 매각하려는 우리금융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코인이 은행을 집어삼키겠다고 나선 격이다. 우리가 알던 금융의 상식도 무너지고 있다. 하도 변화가 빨라 따라잡기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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