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그늘] 검은 입 들개
[경향신문]

권도연 작가의 북한산 봉우리에 서 있는 들개 사진을 보았을 때 나는 무엇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움칫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동안 무심했던 어떤 감정이 나의 촉각을 세우게 했을까?
북한산이 가진 특징 중의 하나는 단아하면서도 우람하고 고집스러운 봉우리들이다. 정복하기는 쉽지만 마음을 쉽게 내주지 않는 냉엄함이 웅크리고 있다. 그 봉우리 위에서 사람이 사는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는 검은 주둥이의 들개가 서 있다. 그런 개들은 동네가 사라지면서 갈 곳이 없어졌거나, 사람의 변심으로 버림받은 유기견이다. 무심함이 특징인 길고양이들을 챙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 야성의 본성을 가진 개들은 산으로 들어가서 먹을 것을 해결하게 된다. 집에서 기르는 개에게 사고를 당하는 일이 생기면서 개의 목에 끈을 매야 하고 큰 개는 입마개를 해야 거리를 다닐 수 있다. 그동안 개가 인간에게 얼마나 충성스러운 동물이었는지가 강조되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는 ‘나의 외로움과 사랑’을 선택받는 특별한 감정을 교감하는 동물이어야 한다. 이미 들개가 되어버린 짐승은 공포와 포획의 대상이 되었다.
권도연은 수년간 북한산을 오르내리면서 들개와 만났고 서로를 공포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상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들개는 왜 산봉우리에 올라가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을까? 설령 작가의 말대로 저들끼리 노니는 모습이라고 해도 ‘검은 입 들개’가 아래 세상을 바라보고 서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배신감일까? 그리움일까? 아니면 ‘자유’를 얻었다는 해방감일까?
김지연 사진가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대통령이 ‘전수조사’ 지시한 청소업체, 환경미화원에 줄 ‘연 3억원’ 관리직 줬다
- 시청 7급 공무원이 ‘마약 운반책’···CCTV 사각지대까지 꿰고 있었다
- “말다툼 중 홧김에 던져”···사패산 터널 ‘1억 금팔찌’ 두 달 만에 주인 품으로
- 민희진 “255억 포기할 테니 모든 소송 끝내자”···하이브에 ‘5인 뉴진스’ 약속 요청
- 중학교 운동부 코치가 제자 나체 사진 유포 의혹···경찰 수사
- [속보] ‘코스피 6000 데이’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
- 주가조작·회계부정 신고하면 ‘상한선 없는 포상금’···부당이득 규모 비례 지급
- 이 대통령 “농지분배 이승만이 빨갱이는 아냐…농사 안 지으면 처분해야”
- 국힘 김재섭 “정원오, 농지투기 조사해야”···민주 “악의적 정치공세”
- 정원오 이어 전재수·박찬대까지…SNS로 격전지 후보 ‘명심’ 싣는 이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