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슈퍼리치는 '리치'가 아니라 '슈퍼'에 방점 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2021. 10. 2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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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이 큰 부자를 우리는 '슈퍼리치'라고 부른다.

이러한 화두를 꺼낸 이유는 최근 최고의 가치를 평가받는 대부분 기업이 테크기업이고 슈퍼리치들이 그 기업의 CEO(최고경영자)여서다.

이런 선행의 역사적 위인을 따르는 슈퍼리치 CEO들로 인해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테크기업의 슈퍼리치 CEO들을 떠올리면서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참으로 힘드시겠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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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통이 큰 부자를 우리는 '슈퍼리치'라고 부른다. 이러한 화두를 꺼낸 이유는 최근 최고의 가치를 평가받는 대부분 기업이 테크기업이고 슈퍼리치들이 그 기업의 CEO(최고경영자)여서다.

차고에서 창업해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고, 애플을 만들고, 아마존이나 구글을 만들고, 우리나라도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넥슨이나 NC소프트를 만들었다. 인터넷에서 본 그들의 어렸을 때 모습들은 솔직히 촌스럽고, 연약하고, 젊었음에도 피부도 거칠거칠하다. 하물며 어린 범죄자(빌 게이츠는 무면허 운전경력)도 있다. 물론 힘겹지 않게 창업해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CEO도 있겠지만 세상은 스토리텔링을 좋아해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성공한 CEO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인다.

욕구단계설로 보면 이들이 재물보다 존경과 자아실현 기대가 더 클 것이라는 점은 짐작이 가능하다. 인간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세상의 어두운 면을 밝게 하며,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여하려는 의도가 그러한 것이다.

빌 게이츠는 어려운 사람들이 병 들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재산을 쓰고 있다.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와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지구인 우주 대피작전'에 돌입했다. 다른 부자들도 지구 온난화 방지와 사회, 종교, 과학, 문화의 진흥 그리고 교육과 빈민구제를 위해 그들의 기부금을 사용한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 우리나라 최고의 슈퍼리치도 재산의 절반인 5조원을 기부하겠다고 서명했고 이미 사회에 공헌하는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또한 재산의 절반, 5000억원 넘는 금액의 기부를 약속하고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슈퍼리치라는 사람들이다.

CEO의 정의는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현생에 죗값을 치르는 사람'이라 그들이 누리는 것에 대한 대가가 참으로 크다. 이러한 와중에도 그들은 예술인을 좋아하고, 학자들을 지원하고, 바른 정치인들을 존경하고, 전문가들을 대접한다. 이는 슈퍼리치들의 오래된 역사다. 르네상스가 '메디치가문'의 예술가와 과학자, 건축가와 문학·철학자들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부의 창출을 통해 인간의 예술과 문화, 정신세계의 성장이 뒤를 이었다. 인류 역사에서 르네상스 시대가 없었더라면 인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별로 궁금하지 않다. 상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선행의 역사적 위인을 따르는 슈퍼리치 CEO들로 인해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은 틀림없다. 인간의 보건이 개선되고, 사회적기업이나 단체·개인들이 더 많은 활동을 하며, 지구의 온난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인류의 우주대피를 실행하며, 사람들이 지금까지 풀지 못한 숙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물론 어느 나라든 멋진 정치인이 혜성과 같이 나타나서 세금으로도 할 수는 있지만 슈퍼리치 CEO들도 베이조스의 이야기처럼 더욱 효율적으로 과감히 시도하고, 실패하고, 반복할 수 있는 또다른 DNA를 가진 이들이 있다면 이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테크기업의 슈퍼리치 CEO들을 떠올리면서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참으로 힘드시겠소'다. 많은 곳에서 호출도 당하고, 언론의 비난을 받으며, 회의장에서 면박을 당하기도 한다.

팩트가 무엇이든 간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깨끗하게 부를 이룬 청부(淸負)한 슈퍼리치는 '리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슈퍼'를 위해, 위대함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더욱 나은 인간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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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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