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광주 연결, 접속 구간 300m '희망의 끈' 잇는다

오상도 2021. 10. 2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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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사활 건 유치전
"광주, GTX 수서와 경강선 연결지로"
이천·여주·원주와 212억 사업비도 분담
7월 GTX유치 민간공동협의체 출범
시민 16만6000여명 서명 국토부 전달
수도권 상수원 관리지역으로 40여년
자연보전권역까지 개발 이중규제 받아
교통 인프라 부족·지역낙후 등 감내
경기동부권의 서울 접근성 개선 시급
#1.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뚫리면 서울 직장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어 희망을 접지 않고 있어요.”

매일 경기 광주시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정모(37)씨는 최근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새벽 6시에 일어나 광역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고 30곳 가까운 정류장을 지나야 하는 출근길이지만 조만간 GTX 연장이 판가름 난다는 소식 덕분이다. 2025년 개통 예정인 GTX-A의 연장안은 아직 안갯속에 머물러 있다.

#2.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30여명의 지역 관계자들이 몰렸다. 노선 공동 유치를 선언한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은 엄태준 이천시장, 이항진 여주시장, 지역 국회의원, 유치추진위원회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토론회에선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좌장으로 나섰다. 기술공단, 철도경영연구협회 등 민간 전문가들은 경기 동남부 소외지역에 대한 교통인프라 확장 효과와 GTX-A 노선 수서역 접속부 설치에 따른 사업비 증가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동석했다. 지역 관계자들은 “광주시는 40년 이상 이어진 수도권 동남부 물 관리 정책의 중첩규제로 ‘특별한 희생’을 했다”며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경기 광주시 “GTX로 ‘특별한 보상’희망”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21~2030년)에서 수도권 지자체들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GTX 유치에서 제외된 경기 광주시가 이천·여주·원주시와 손잡고 GTX-A 노선의 수서 접속부 연결이란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광주시가 중심이 된 4개 지자체는 파주 운정∼화성 동탄으로 이어지는 GTX-A 노선의 수서역에 경강선 접속부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212억원의 비용을 공동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번 접속부 연결안의 명분은 ‘지역 균형발전’이다. 각종 규제로 낙후된 경기 동남부 연장선을 통해 지역발전을 꾀하겠다며 막판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접속부 설치 후보지인 삼성∼동탄 3공구의 굴착공사가 다음달 시작되면 접속부 설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신동헌 광주시장은 “국토교통부가 우려하는 사안을 해소하기 위해 토론회를 이어왔다”며 “정부의 신속한 검토와 결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주민들도 조만간 판가름 날 경기 동남부 연장선에 대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광주·이천·여주·원주시민 16만6000여명은 GTX 유치를 염원하는 서명을 모아 지난달 23일 관할 부처인 국토부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 7월 말에는 110만 시민을 대표하는 ‘광주·이천·여주·원주 GTX 유치 민간공동협의체’가 출범했다.

이들 4개 지자체의 주장대로 수서역에서 수서∼광주(수광)선까지 300여m 구간을 잇는 접속부가 설치되면 이후 경강선을 통해 광주∼이천∼여주∼원주까지 이어지게 된다. 서울 삼성역을 중심으로 경의선, GTX-A, 경원선, GTX-C가 직결돼 남북철도(수서∼거제, 수서∼부전), 동서철도(수서∼강릉)가 환승 없이 여객과 물류를 실어나르는 것이다. 특히 GTX-A∼경강선∼중부내륙선으로 이어지는 철로는 기존 5시간 가까운 이동시간을 2시간대로 단축한다.
그동안 광주 등 4개 시는 노선 유치와 접속부 설치 확정을 위해 국회토론회, 비전선포식, 공동포럼 등을 개최하고 공동성명문과 건의문을 발표해왔다.

근간에는 광주시가 50년 가까이 겪어온 ‘불균형’ ‘불공정’의 상처가 자리한다. 수도권에 붙어있다는 이유로 상수원보호구역과 자연보전권역 등 중첩규제를 받아 지역발전이 더디고, 교통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GTX가 지역 불균형을 해소할 대안이라고 주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춘구 광주시 부시장은 “수서에서 수광선까지 300m만 연결하면 경기 동부권과 원주까지도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300m의 기적’, 끝날 때까지 끝난 것 아니다”

GTX-A 노선 연장안은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용역 결과도 나왔다. 지난 6월 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이 공개한 ‘GTX노선 광주·이천·여주 도입 방안 용역’ 중간 결과에 따르면 GTX-A 노선 분기안의 경우 수서∼광주선을 거쳐 광주∼이천∼여주 구간을 접속하면 비용 대비 편익(BC)이 1.19로 나왔다. 통상 BC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또 GTX-D 노선을 연장해 경강선에 붙이는 안은 BC가 0.92였는데, 강원 원주까지 연장 운행하면 BC가 1.02로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애초 광주시 등은 GTX-A 노선 수서역에서 분기해 수서∼광주선을 거치는 방안과 GTX-D 노선 김포∼하남에 이어 광주∼이천∼여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해왔다. 하지만 두 계획 모두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배제됐다. 특히 GTX-D 노선 연결안의 경우, 부평종합운동장역부터 GTX-B 노선을 공유하는 것으로 GTX-D 노선이 확정되면서 하남∼광주 연결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이런 가운데 강원 원주시는 지난 6월 광주·이천·여주시와 함께 GTX 노선을 유치하는 공동건의문에 서명했다. 이곳에선 현재 여주∼원주 전철 복선화 사업이 추진 중이다.

수서역과 수서∼광주선 접속부 설치 움직임은 이후 속도가 붙었다. 수차례 열린 전문가 모임에선 기술적 가능성과 접속부 추가 설치에 따른 공사 지연, 경강선 용량 부족 여부 등 예상되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이 제시됐다.

회의에 참석힌 전문가들은 광주·이천·여주·원주 연장을 거쳐 경기 동남부 지역과 서울 주요 도심을 30분대로 연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시 관계자는 “각종 개발 규제로 교통 소외지역이 된 광주시의 발전을 위해 GTX 유치가 필요하다”면서 “연말까지 진행하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연결을 거듭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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