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 분리·모사체 분리.. 소식 전해질 때마다 환호와 탄성 [누리호 발사 '미완의 성공']

송은아 입력 2021. 10. 21. 22:11 수정 2021. 10. 2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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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5시가 가까워오는 시각.

이날 누리호는 제2발사대에서 이륙한 지 127초 만에 고도 59㎞에서 1단 엔진 분리에 성공했다.

누리호 개발을 이끈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발사 장면을 지켜본 이들은 특히 감격에 겨웠다.

나로우주센터 현장은 누리호가 발사되기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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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뜨거운 응원'
'운명의 16분7초' 흐르자 큰 박수
국민들 TV 지켜보며 안도·기대
"발사 때 울컥.. 어제 한숨도 못자"
위성모사체 궤도 실패에 아쉬움
내부 밸브점검 문제로 한때 긴장
당초 예정보다 1시간 발사 지연
지켜보는 시민들 21일 오후 5시쯤 전남 고흥군 봉남등대 전망대에서 시민들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누리호는 1.5t(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계 발사체로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기술로 완성했다. 비록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올리는 최종 임무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5시가 가까워오는 시각.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MDC)에 모인 관계자들은 숨이 멎는 듯했다. 순수 국산 발사체 개발의 염원이 집약된 ‘누리호’(KSLV-Ⅱ)가 지상을 박차고 오르기 일보 직전이었다.

“9, 8, 7, 6, 5, 4, 3, 2, 1, 0.”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누리호 1단 엔진에 힘찬 불꽃이 튀었다. 누리호가 무서운 기세로 하늘로 치솟았다. ‘운명의 시간’ 16분 7초가 흘렀다. 1단 분리 성공, 페어링 분리 성공 소식이 시시각각 전해질 때마다 맥박이 고동쳤다. 지켜보던 국민들은 감동 속에 박수로 누리호의 비상을 응원했다.

이날 누리호는 제2발사대에서 이륙한 지 127초 만에 고도 59㎞에서 1단 엔진 분리에 성공했다. 233초 후 고도 191㎞에서 페어링(탑재된 위성모사체 보호 덮개) 분리도 순조로웠다. 274초가 지나자 고도 258㎞에서 2단 엔진이 모두 연소해 분리됐다. 최종 고도 700㎞에서 3단 추력이 종료되자 위성모사체가 떨어져 나왔다.

위성모사체 분리까지는 문제가 없었으나 아쉽게도 누리호 3단에 장착된 7t 액체엔진이 계획된 521초가 아닌 475초 만에 연소가 조기 종료됐다. 46초가 모자랐다. 이로 인해 초속 7.5㎞에 미치지 못해 1.5t의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지 못했다.

이날 누리호 응원 열기는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뜨거웠다. 서울역 대합실에서는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화면을 응시했고, 카운트다운 때는 곳곳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쭉쭉 올라가라”고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시민들은 방송 뉴스에 ‘1단 분리 성공’ ‘모사체 분리 성공’ 등 자막이 뜰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웃으며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말하거나, 발사 순간 울컥하는 이들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발사를 참관한 뒤 발사통제관리실에서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고흥=청와대사진기자단
누리호 개발을 이끈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발사 장면을 지켜본 이들은 특히 감격에 겨웠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부서는 다르지만, 발사 담당 연구원들이 그동안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아니까… 다들 저처럼 가슴이 뻐근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형 발사체에 탑재된 한국형 인공위성으로 심우주 공간에 진입하는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로호’(KSLV-I) 개발 때 홍보 업무를 맡은 직원은 “저기 현장에 내가 내려가 있어야 할 것 같고, 왠지 기분이 묘해서 어젯밤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다른 업무를 맡은 직원들도 다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나로우주센터 현장은 누리호가 발사되기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점점이 구름이 드리운 쾌청한 하늘 아래서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최종 점검에 온 정성을 집중했다.

발사체 내부 밸브 점검 과정에서 잠시 긴장된 순간도 있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발사체 내부의 밸브 점검을 위해 지상설비에 여러 시설을 갖춰 놨는데 이 시설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직접 인력을 투입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발사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발사대 주변 인원을 모두 철수한 상황에서 다시 사람을 투입해 점검하다보니 시간이 늦춰졌다. 이로 인해 누리호는 당초 예정됐던 4시보다 한 시간 지연된 5시에 지상을 떠났다.

누리호는 내년 2차 발사 이후 2027년까지 4차례의 추가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높이게 된다. 정부는 1차 발사에서의 문제를 보완해 2차 발사를 예정된 궤도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1차 발사는 성공을 확신할 수 없어 수천억원에 달하는 위성 대신 위성모사체를 실었다. 반면 내년 5월 2차 발사에서는 1.3t 위성모사체와 함께 0.2t의 성능 검증 위성을 탑재하게 된다.

송은아 기자, 고흥 나로우주센터=공동취재단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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