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복판 전봇대 뽑아 옮기니 '앓던 이 뽑은 듯 시원'
[경향신문]
주민 통행 방해 ‘애물단지’
차량 안전사고 위험까지
동작구, 주민참여예산 배정
2년 만에 통신주 이설 완료
건물 재건축으로 졸지에 도로 한가운데에 놓였던 전봇대(통신주)가 2년 만에 자리를 옮겼다. 전봇대와 건물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니던 주민들은 전봇대가 ‘이사’하면서 보다 넓은 도로환경을 갖게 됐다.
서울 동작구는 지난해 사당로20가길 33 도로변 한국통신(KT) 통신주 이설이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선정되면서 최근 통신주 이설을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4월 본동 49-14번지 골목길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통신주 이설이다.
이번에 이설한 통신주는 좁은 골목길 도로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다. 물론 통신주가 처음부터 통행을 방해하는 애물단지는 아니었다.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 내 설치하는 통신주는 주택 벽면에 최대한 가까이 설치한다. 이 통신주 역시 수십년간 2층짜리 단독주택 담장에 붙어있었지만, 2019년 단독주택을 허물고 4층 높이 빌라가 들어서면서 졸지에 통행을 방해하는 존재가 됐다.
빌라가 통신주에서 약 2m 떨어진 곳에 들어서면서 혼자 덩그러니 남은 것이다.
구 관계자는 “원래는 도로가 없었으니 불편할 것도 없었는데 갑자기 통신주 옆으로 2m 정도 여유 도로가 생기니 주민들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통신주가 있는 앞쪽 도로는 일방통행로인데 차량이 통신주 뒤편 좁은 골목으로 좌회전해서 들어가려면 후진을 했다가 꺾어들어가야 하는 등 안전사고 위험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빌라 거주자 중에는 건물 옆 주차공간에 차를 대려고 통신주와 빌라 벽면 사이 2m 공간에 차량을 끼어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작구는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KT와 협의해 빌라 거주자를 비롯한 인근 주민 20여명을 만나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통신주는 기존 자리에서 오른쪽 뒤편으로 1.8m 옮길 수 있었다. 골목길 진입 통로는 기존 3.5m에서 4.3m까지 넓어졌다. 구 관계자는 “통신주가 직선거리가 아닌 대각선 안쪽으로 1.8m를 이동해 전체 폭은 0.8m가량 넓어졌지만, 차량 진입에 필요한 전체 폭은 충분히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구는 한국전력공사와 KT 등 7개 통신사와 협약을 맺고 2022년까지 주요 간선도로 양방향 총 3450m 3개 구간에 한전주와 통신주 등 130주를 옮기고, 지하로 매설하는 지중화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영삼 가로행정과장은 “이번 통신주 이설은 지역 주민의 관심과 협조로 가능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통행을 방해하는 통신주 이설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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