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날았다 누리호, 내년엔 '우주의 문' 열자

고흥 | 이정호 기자 2021. 10. 2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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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 독자 기술 우주발사체
고도 700㎞ 상공 진입 성공
위성 모사체 궤도 안착 못해
내년 5월 2차 발사 ‘재도전’

힘찬 출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로, 엔진 설계부터 제작·시험·발사 등 모든 개발 과정이 국내 기술로 진행됐다. 고흥 | 사진공동취재단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예정된 고도까지 상승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탑재한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정상 투입하는 데 실패했다. 발사 과정의 마지막 순간에 3단 엔진이 일찍 꺼지면서 위성을 제 궤도에 투입하기 위한 속도를 얻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술로 만든 75t급 액체엔진이 정상 작동하고, 단 분리 등 중요한 난제들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우주선진국으로 가는 중요한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륙한 누리호가 목표로 한 고도 700㎞까지 올라갔지만, 중량 1.5t짜리 위성 모사체를 목표로 삼은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공식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가 비행 전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했지만, 목표한 700㎞ 고도에 도달한 위성 모사체가 초속 7.5㎞ 속도를 얻지 못하며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적정한 비행 속도를 내지 못한 위성 모사체는 지구로 추락했다. 누리호는 첫 발사라는 점을 감안해 통신 기능을 갖춘 위성이 아닌 금속으로 만든 위성 모사체를 탑재했다. 발사의 주안점을 ‘위성 운용’이 아닌 ‘위성 운반 능력’에 둔 것이다.

이날 누리호는 애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발사됐다. 발사대 하부 시스템과 발사체 내 밸브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더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사 뒤 폭발이나 1~2단 로켓 분리 실패 같은 결정적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나로우주센터 안팎에선 발사가 최종 성공한 것 아니냐는 기대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최종 결과에는 아쉬움이 따랐다.

2010년 시작된 누리호 개발에는 내년까지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과기정통부는 누리호를 내년 5월에 2차 발사한 뒤 2027년까지 별도 일정에 따라 4차례 더 발사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고흥 |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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