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당일 준비부터 결과 발표까지

김민선 기자 2021. 10. 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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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700km서 위성모사체 분리..궤도 안착엔 실패

(지디넷코리아=김민선 기자)[고흥 나로우주센터=공동취재단]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1차 발사됐으나 임무를 완수하는데 아쉽게 실패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오후 5시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남쪽 해상으로 누리호를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실제 위성이 아닌 1.5톤 중량을 맞춘 위성모사체를 싣고 진행됐다.

발사 후 16분만에 예상 고도 700km에서 위성모사체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 결과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실패 원인으로는 위성모사체가 발사체와의 분리 시점에서 3단 연료 작동에 시간 차가 있었거나, 목표한 고도 600~800km 보다 높은 지점에서 분리됐을 가능성이 관측됐다. 위성모사체가 궤도에 오를 때 속도가 부족했다는 의미다.

누리호 개발에는 지난 12년간 1조9천여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75톤급 이상 중대형 엔진을 장착한 실용 위성을 위한 발사체다. 

오전 10시부터 발사 준비…2시경 연료 주입 

21일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인 발사 준비에 돌입한 이후로는 분 단위로 숨 가쁘게 각 과정에 착수했다. 날씨는 맑은 편으로, 고도 3~5km 중층에 예상했던 얇은 구름은 발사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10시30분 제4차 발사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오후 4시 발사를 계획했으나, 오후 2시 제5차 발사관리위원회 결과 발사대 하부 및 밸브 점검을 진행하면서 1시간 지연 발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남은 것은 발사체 밸브 및 발사대 시스템 점검과 연료, 산화제 충전이다. 그동안 거듭해온 확인 점검 이후 그야말로 ‘최최종’ 점검이 진행됐다.

발사대로 이송하여 기립장치에 장착된 누리호 비행 기체

계획대로면 누리호는 발사 약 1시간 20분 전에 연료 충전, 발사 약 50분 전에는 산화제 충전을 완료해야 했다. 당초 4시 발사를 계획했기 때문에 실제 연료 충전은 오후 2시22분부터 이뤄졌다. 이후 4시5분에 저온 고압 탱크와 산화제 탱크 충전이 완료됐다. 그 사이 3시55분부터 기립장치 철수에 착수해 4시25분 완료했다.

발사 시각이 다가올수록 주변 통제도 강화됐다. 군과 협조해 발사 당일 반경 3km 이내의 육상 통제가 이뤄졌으며, 해상은 해군과 협조해 비행방향 중심으로 좌우 총 24km의 폭으로 74km 영역을 통제했다. 공역 통제 구역은 공군과의 협조로 좌우 비행방향 24km씩 48km 폭으로 95km까지다.

발사 10분전 자동발사시스템 가동…5시 정각 '하늘로'

4시46분, 발사 전 준비 작업을 모두 완료했다. 발사 10분 전부터는 발사자동운용 시스템에 맡겨졌다. 중간에 이상 현상을 감지하게 되면 발사가 자동 중단되는 시스템이다.

발사자동운용시스템 가동 중 중단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 5시 정각에 누리호가 발사됐다. 길이 47.2mm, 무게 200톤의 발사체가 연료를 가득 싣고 날아올랐다.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신호 즉시 누리호 개발의 핵심인 75톤급 및 7톤급 엔진 묶음이 가동돼 연기를 내뿜으며 추진력을 냈다. 수직으로 하늘로 쏘아 올려졌다. 지상 중력을 이겨내고 가장 큰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5시5분, 고도 300km에서의 비행이 확인됐다. 6분 고도 400km, 7분 500km, 8분 600km, 10분 650km 지점을 통과했다.

누리호가 지나간 동선은 제주도와 일본 후쿠에지마에서 각각 약 100km 떨어진 부근이다.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도 700km까지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과정이 각각 고도 59km, 191km, 258km 지점에서 이뤄졌다. 지상거리로 치면 1,2단 각각 예상 낙하 지점은 발사장에서 약 413km, 2천800km 떨어진 해상이다.

5시12분엔 3단 엔진 정지가 확인됐다. 약 700km 상공에 도달한 시각이다. 15분경 위성모사체 분리가 이뤄졌다. 20분까지 누리호 추적 과정을 진행했다. 

위성모사체 궤도 안착 실패…7톤 엔진 작동 조기종료 탓

발사 시험 종료 후 이후 데이터 분석 과정을 거친 결과, 누리호 발사 시험은 임무 완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모사체 분리까지는 성공했으나,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다. 궤도 도달 시점에서 계획했던 초속 7.5km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이는 7톤 엔진의 조기 연소 종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오후 7시에 진행된 기자 브리핑에서 "우리가 우려했던건 75톤엔진이 실제 비행에서 작동할지였는데, 그부분은 아주 완벽하게 된거 같다"며 "저희들이 1단에 대한 연소 종료, 2단 점화 페어링 분리, 3단 점화, 분리 등에 대해서 예정된대로 됐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3단 엔진의 연소 시간이 부족해 원하는 속도가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부 원인은 기술진이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제일 우려했던 75톤 클러스터링 개발 비행 시험에서는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부족한 부분은 조사위및 내부의 검토를 통해서 내년 5월에는 보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선 기자(yoyoma@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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