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모양 안 보여서"..청각장애인의 힘겨운 코로나 검사
[뉴스데스크] ◀ 앵커 ▶
매일 써야 하는 마스크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답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입 모양을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 중의 하나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들인데요.
일상 생활은 물론이고,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 조차 쉽지 않다고 합니다.
지윤수 기자가 검사 현장에 함께 했습니다.
◀ 리포트 ▶
청각장애인 방혜숙 씨가 선별검사소를 찾았습니다.
휴대전화 화면에 "청각장애인"이라는 메모를 미리 준비했지만, 써먹지 못했습니다.
"오늘 검사 왜 받으세요? <...> 오늘 검사 왜 받으세요?<...>"
의료진 입이 마스크로 가려져 자신에게 말을 거는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겨우 눈치채고 "말을 못한다"고 손사래를 쳐도,통하지 않았습니다.
"전화번호는요?"
의료진이 아무리 친절하게 안내해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아~ 소리내세요. 아~소리내세요. 아아~ 자 따라해보세요. 아아~"
[방혜숙 / 청각장애인] "설명해주지도 않고 그냥 갑자기 코로 검사하는 도구를 집어넣어서 제가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의료진이) '아아' 계속 이렇게 말씀은 하셨어요.>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설명문이나 그림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선별진료소를 이용한 청각장애인 60%가 검사를 받는 데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검사받고 한가해지자 그제야 응대해줬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송기우 / 청각장애인] "검사받기 전에 제 귀가 안 들린다고 설명드렸는데 검사 직원분께서 너무 바쁘시다 보니,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입 모양을 파악할 수가 없어‥"
보건복지부는 작년 선별진료소에 장애인들이 오면 사용하라며 '의사소통 도움판'을 만들어 배포했고, 지자체에 영상전화기나 수어통역 배치, QR코드도 활용하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전국 선별진료소 네 곳 중 한 곳은 이런 청각 장애인 지원책이 단 하나도 운영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천막형인 임시선별진료소는 사정이 훨씬 열악할 걸로 예상됩니다.
[강선우 의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재난이 발생하면 사실 어려운 분들이 더 힘드실 수밖에 없거든요. 보건복지부에서는 선별검사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세심하게 살펴봐야 하는 거죠."
청각장애인의 언어인 수어에선 손짓 뿐 아니라 얼굴 표정과 입모양도 주요 의사소통 수단으로 쓰입니다.
마스크가 벽처럼 느껴지는 청각장애인은 국내 40만명에 달합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영상편집 :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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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준하/영상편집 : 조민우
지윤수 기자 (g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09037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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