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누리호 성공까지 한 걸음 남았다"

이기범 기자,박정양 기자,김승준 기자 2021. 10. 2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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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3단 엔진 조기 연소로 위성 모사체 궤도 안착 실패.."성공까지 한 걸음"
"엔진 문제는 아닌 것으로 추정"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발사되고 있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누리호는 길이 47.2m에 200톤 규모로, 엔진 설계와 제작, 시험과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됐다.2021.10.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박정양 기자,김승준 기자 =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예정대로 발사됐지만, 위성 모사체(더미)를 궤도 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해 '절반의 성공'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단 엔진의 조기 연소로 목표한 속도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계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기 연소 원인을 분석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21일 오후 7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가 전 비행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돼 위성 모사체가 고도 700km의 목표에는 도달했지만 7.5km/s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3단에 장착된 7톤급 액체엔진이 목표인 521초 동안 연소 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된 게 원인이다.

다음은 과기정통부 임혜숙 장관, 항우연 이상률 원장,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등과의 일문일답.

-위성 모사체의 궤도 안착은 안 됐는데 성공과 실패 어디쯤이라고 생각하시나? ▶(임혜숙 장관)1단 2단 3단 분리 등 어려운 기술들은 다 잘 됐다. 위성 모사체를 올려놓지 못한 건 아쉽다. 내년 5월에는 보완하면 성공 가능할 것으로 보며, 한 걸음 남았다고 생각한다.

-우주 문턱은 넘었다고 볼 수 있을 텐데 내년 5월 목표를 달성하면 어떤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미래 과학기술 투자가 필요한 이유는? ▶(임혜숙 장관)우주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앞으로 기술 이전이 되고 고체연료가 확보되면 민간 우주 시장 생태계가 갖춰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공공의 수요 진작을 통해서 민간의 우주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부분이 공공에서 우주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라고 본다.

-3단 액체 엔진 연소가 안 됐는데 개량형 등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지? ▶(임혜숙 장관)누리호 신뢰도 향상을 위한 반복 발사 사업은 2021년부터 진행된다. 개량형 예타는 현재 기획 중으로 올해 이미 예타에 들어가서 심사를 받는 걸로 알고 있고 진행될 예정이다.

-실질적으로 거버넌스 개념에서 볼 때 독립적인 우주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임혜숙 장관)우주 산업의 새 시대 열어가야 할 때다. 미국의 나사와 같은 전담 조직이 필요한데 전문성과 연속성을 지닐 우주 조직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언제 조직 구성을 할지 말씀드리긴 힘든 부분이 있다.

-3단 엔진 연소가 왜 부족했나. 더 분석 필요하겠지만 짐작 가는 부분은 있는지? ▶(항우연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계측 데이터를 다운로드받아 연구원들이 분석해봐야 하는데 아직 시간이 없어 며칠 더 걸릴 거 같다. 엔진 조기 종료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탱크 내부 압력 부족이나 연소 종료 명령이 잘못 나갔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 원격 계측된 데이터를 충분히 분석해보고 탑재된 전자 장비 입출력 데이터를 같이 분석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이번 결과 최종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항우연 이상률 원장)원하는 바를 100% 달성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부분에 대해 성과를 이뤘기 때문에 성공 쪽으로 무게를 싣고 싶다. 연소 시간 짧았던 부분을 분석해야겠지만, 빠른 시간 안에 원인을 찾고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위성 모사체가 궤도에 안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 불완전 궤도를 도는 건지 추락하는 건지? 조사위는 어떻게 구성되나? ▶(항우연 고정환 본부장)비행 시퀀스를 진행하면서 마지막에 위성을 분리하는 것이고 발사체가 위성을 피하기 위해서 회피기동한다. 모든 시퀀스가 진행됐고 궤도에는 진입 못 하고 추락하게 된다. 호주 남쪽 해상에 떨어지는 것으로 계측했다. 이 부분도 계측 데이터 분석해 확인할 거다. ▶(과기정통부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이번은 비행 시험이다. 다음 2차 시험이 있을 것이고 항우연 위원들을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도 참여할 계획이다. 후보 풀은 가지고 있으나, 데이터를 봐야 문제를 알 수 있어 이와 관련된 분들을 부를 계획이다.

-목표 궤도가 700km로 알려져 있는데 더 높이 올라갔어야 했나? ▶(항우연 이상률 원장)꼭 700km를 올라가야 하는 건 아니다. 궤도 속도를 제대로 얻는 게 중요하다. 속도가 부족해서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

-목표 속도에 못 미친 게 연료 부족 때문인지, 구조적 문제인지? ▶(항우연 고정환 본부장)데이터를 봐야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비행 전 계산으로는 연료가 부족하거나 엔진이 문제가 있는 거 같진 않다. 7톤 엔진이 추력이 낮아 쉽지 않나 할 수 있지만, 노즐의 확대비가 까다로워 개발이 어려웠다. 하지만 충분히 시험을 다 했었고, 인증을 다 했기 때문에 비행 중 관측한 바로는 (엔진이 아닌)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미완의 완성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2차 발사 때 동일 환경에서 시험하는 건가? 2차 발사 때는 위성 안착이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는지? ▶(항우연 고정환 본부장)1차 원인을 규명하고 개선 조치를 분명히 해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먼저다. 2차는 성능 검증 위성을 탑재해서 동일 궤도로 진행한다. 이 부분은 조사위 결과나 과기부 협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엔진 문제가 아니라면 추정되는 원인은? ▶(항우연 오승협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 3단의 액체로켓 엔진 7톤을 포함한 상단 추진간 시스템에서 지상에서 시험했을 때의 기능을 다 못 한 것으로 추측된다. 엔진이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엔진의 연료와 산화제를 탱크로부터 공급하는 공급계의 문제일 수도 있고, 탱크 안에서 일정압을 유지해야하는데 가압시스템 문제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추정된다. 3단 추진기관시스템에도 추진제 공급하는 밸브가 30여가지 종류에 40, 50개가 들어가 있고, 7톤엔진에도 자체 밸브나 각종 부품이 많다. 어떤 것 하나가 제대로 기능을 못 하면 원하는 추력을 내지 못한다. 비행 전에 탑재된 추진제는 실험했던 대로 충분히 충전해서 문제없을 것 같다. 가압 시스템이나 밸브 오작동 문제가 추정된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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