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갑질' 남양유업에 '알바울린' 맥도날드..기업 때린 국감(종합)

김혜지 기자 입력 2021. 10. 2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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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브리핑] 고용부 국감끝..'송곳질의'는 부족
화천대유 50억 재조명..수자원公 횡령에 긴급회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종합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1.10.21/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종합 국정감사는 정부 정책에 대한 송곳 질의보다는 잘못된 기업 행태에 대한 질책과 정쟁이 더 눈에 띄었다.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종합 국감에서는 이른바 '임신 갑질'로 비판 받은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과 '알바 울리기'로 도마에 오른 한국맥도날드의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가 증언대 앞에 섰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홍원식 회장을 향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여직원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면서 "해당 직원이 최근 국감에 나와 참고인 진술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회장은 "잘 모르는 내용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맹세코 임신 포기 각서나 육아휴직 불이익 등은 절대 없었다"고 답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는 홍 회장에게 "그런 일이 없었으면 안 불려 나왔다. 부를 만하니 부른 것"이라고 압박하면서 "직원들에게 유감 표명할 의향이 없느냐"고 재차 물었다.

임 의원은 그럼에도 홍 회장이 유감 표명 없이 '모른다', '그럴 정도로 몰염치한 사람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하자 "양심에 손을 얹고 반성 좀 하시라. 문제 있어 온 건데 억울한 표정 짓지 마시라"며 "특별근로감독 해 보면 안다"고 일침했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남양유업을 상대로 한 근로감독 요청에 "지금 감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모성보호 위반은 남양유업 본사뿐 아니라 지방에 있는 (공장 등)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면담·설문조사 등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 2021.10.21/뉴스1

이날 국감장에서는 맥도날드의 아르바이트(임시직) 고용 행태도 눈길을 모았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맥도날드 매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방적 근로시간 조절, 유니폼 강제,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폭언 등 각종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고국 호주에서 '알바생(크루)' 출신으로 현 위치까지 오른 마티네즈 대표는 증언대 앞에 서서 차별 없는 고용 환경을 약속했다.

마티네즈 대표는 "우리 맥도날드는 성별, 연령, 장애로 차별받지 않는 포용적인 직장 환경을 구축하는 데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모든 직원이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개선할 점을 찾아, 모든 직원들의 교육과 훈련, 의식 수준을 높이는 조치를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2021.10.21/뉴스1

최근 뜨거운 감자인 '화천대유 50억원'를 포함해 정치적인 논쟁도 오갔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준 50억원 불법자금을 규명할 취업규칙에 상여금·퇴직금·재해보상 등 쟁점 사항이 빠진 채 제출됐다"며 "취업규칙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가 곽씨(곽 의원 아들)가 받은 50억원이 문제가 되자 급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고용부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비리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사 화천대유가 상시 10인 이상 사업장임에도 법에 따라 취업규칙을 보고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7일 취업규칙 제출을 요청했다.

화천대유는 요구에 응하기는 했으나, 해당 취업규칙엔 퇴직금 내용이 빠져 있었다. 회사는 고용부의 보완 요청에 '임직원 임금·성과급·퇴직금에 관한 사항은 급여 규정에 의한다'는 자료를 보내면서도, 구체적인 급여 규정은 내지 않았다.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의 '주 120시간·아프리카 노동' 등 과거 발언이 다시 조명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7월19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주목받은 바 있다. 또 지난 9월13일 대학생 간담회에선 "(손발로 노동하는 것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수진 의원은 "스타트업·전문직·고소득자는 120시간 노동해도 괜찮은 건가. 손발 노동은 천대해도 되는 건가"면서 "강경화 전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했는데, 아프리카 국가에 외교적 결례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안경덕 장관은 "발언 전후 맥락이나 진의 등을 자세히 모르기에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면서도 "장시간 근로를 해소하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부분, 더 나은 일자리 만드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10·20 총파업 대회를 향해서는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최소한 법은 지켜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자기가 위하는 바를 실천하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조직이 민주노총 말고는 어디 있나"라고 질책했다.

권 의원은 "예전 광화문 보수단체 집회 당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코로나 확산 방지 위해 참여 단체를 압수 수색해서라도 참여자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훨씬 더 위험한 게 아니냐"면서 안경덕 장관을 향해 "아이나 노인처럼 취약한 분들에게 영향이 가지 않도록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환노위는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세무 담당 직원의 85억원 규모 횡령이 벌어졌다는 소식에 감사를 멈추고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한 박재현 사장은 현안 보고를 한 뒤 대국민 사죄를 했으나, 위원들은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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