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연소부족에 궤도진입 못했지만..발사 핵심기술 확보 '쾌거'
우주독립 9부능선 넘어
"5,4,3,2,1 발사" 소리에
47.2m 로켓 하늘로 솟구쳐
127초 후 1단로켓 떼내고
위성덮개 페어링 분리 성공
75t급 엔진 비행성능 '합격'
3단로켓 엔진 46초 일찍 꺼져
궤도안착 실패 원인으로 지목
조사위 구성해 정밀분석
◆ 첫발 뗀 우주강국 꿈 ◆
이날 누리호는 발사 후 이륙부터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목표 고도 도달, 더미 위성(위성 모사체) 분리까지 전 비행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아쉽게도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는 못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발사 후 브리핑에서 "3단 로켓 7t급 액체엔진이 목표 연소 시간에 못 미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다만 왜 연소가 조기 종료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누리호 개발을 총괄해온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은 "엔진 연소 조기 종료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탱크 내부 압력 부족, 연소 종료 명령 오류 등이 대표적"이라며 "이 부분은 이번 발사로 계측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봐야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이번 발사로 한국의 독자적인 우주 발사체 기술 확보가 9부 능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지난 50여 년간의 우주 발사체 개발 역사에서 우주 선진국들이 새로 개발한 발사체가 첫 발사에서 성공할 확률이 27.2%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라는 설명이다.
누리호는 이륙 후 발사 방향으로 발사체를 기울이는 기동(킥턴)을 한 뒤 발사 방위각을 따라 남쪽으로 비행을 시작해 고도 약 11㎞ 지점에서 음속을 돌파했다. 발사 127초 뒤 상공 59㎞에서 대기권을 벗어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낸 1단 로켓을 분리했다. 무게를 절반 이상 덜어낸 2단 로켓 비행은 1단보다 속도와 고도가 2배 이상 증가한다. 발사 233초 후 공기 마찰이 거의 없는 고도(191㎞)에 도달한 누리호는 '위성 덮개'인 페어링을 성공적으로 떼어냈다.
이어 초속 4.3㎞ 속도로 창공을 가르던 누리호는 발사 274초 후 고도 258㎞에 도달한 뒤 2단 로켓을 떼어내고 3단 로켓에 점화했다. 이때부터 누리호는 전 구간 중 가장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오후 5시 13분께 3단 엔진을 정지한 다음 마지막 궤도를 따라 날던 누리호는 발사 후 15분 만에 목표했던 위성 투입 고도인 700㎞에 도달해 위성 모사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다만 3단 로켓이 충분히 연소되지 못하면서 위성 모사체가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는 못했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첫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는 지구 저궤도(600~800㎞)에 1.5t급 실용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다.
항우연은 이번 누리호 발사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를 토대로 다음 발사에 만전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항우연과 외부 전문가들로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3단 엔진 연소 조기 종료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고 본부장은 "첫 발사는 말 그대로 비행시험이기 때문에 개발 과정으로 보는 게 맞는다"며 "이번 비행시험을 통해 발사체 이륙부터 위성 분리까지는 기술이 검증된 셈이기 때문에 다음 발사에서는 처음부터가 아니라 그 이후 단계부터 검증하면 된다"고 말했다.
누리호가 이번에 위성이 아닌 위성 모사체를 싣고 떠난 것은 우주 발사체 수송 능력과 비행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기 때문이다. 누리호 2차 시험발사는 내년 5월로 예정돼 있다. 이때는 위성 모사체가 아닌 통신 등 기본적인 위성 기능만 갖춘 성능검증 위성이 탑재된다.
현재까지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까지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뿐이다. 한국이 본격적으로 우주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누리호 개발로 한국은 미국과의 우주 기술 격차가 18년에서 10년으로 좁혀졌다.
[이새봄 기자 / 송경은 기자 /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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