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일본과 위안부 문제 현실적 방안 협의해와..한국 기금 100억원 일본 반환 등 제안"

김유진 기자 입력 2021. 10. 21. 20:22 수정 2021. 10. 2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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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현실적 방안’을 협의해왔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이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엔(약 103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국 정부 예산으로 일본에 반환하거나, 이를 화해치유재단 잔액과 합쳐 위안부 피해자 추모 사업을 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일본 측에 제안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통일부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가 결과적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한 일이 없다’고 지적하자 “위안부 합의 틀을 유지하면서 일본과 이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 장관은 “(한국이) 양성평등기금 명목으로 100억원을 만들어 그 돈을 그대로 일본에 보내는 방법, 100억원과 (화해치유재단 잔액) 56억원을 합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별도의 활동을 하는 방법,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할 경우 피해자들에 보상을 지급하는 방법”을 언급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10억엔(약 103억원)을 화해ㆍ치유재단에 출연했다. 이 중 피해자들에 47억원이 지급됐고, 재단에는 잔금 56억원이 남아있다. 정부는 2017년말 ‘위안부 합의 검증 태스크포스(TF)’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듬해 재단 해산 결정을 내렸으나, 재단에 남은 56억원에 대한 처리 방안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 장관이 언급한 ‘일본에 양성평등기금 100억원 송금’ 방안은 한국 정부 예산으로 일본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건넨 10억엔을 전액 돌려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재단 해산을 결정한 이후인 2018년 일본 정부 출연금을 충당하기 위한 예비비 103억원을 편성한 바 있다. 또한 ‘100억원과 재단 잔액으로 위안부 기림 사업 실시’ 방안은 화해치유재단 잔액 56억원과 한국 정부 예산으로 한·일이 공동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사업을 실시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정 장관은 “문재인 정부는 한번도 위안부 합의를 깬다고 한 적이 없고, 합의 틀 내에서 일본을 계속 설득해왔다”며 “다만 위안부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조 의원이 ‘문재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서 갈팡질팡했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갈팡질팡하지 않았다.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특히 조 의원이 위안부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데는 문재인 정부의 ‘원죄’도 있다고 지적하자 정 장관은 “원죄가 어디 있느냐고 하면 2015년 합의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피해자들과 상의하지 않고 정부가 (일본과) 합의한 것 자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했다. 파기냐 아니냐 보다 중요한 것은 할머니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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