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성이 아쉬움으로..계획대로 척척 날아올랐지만

고흥|공동취재단·이정호 기자 입력 2021. 10. 21. 20:02 수정 2021. 10. 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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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5,4,3,2,1, 발사!”

발사 10분 전부터 시작된 카운트다운이 끝난 순간, 누리호 1단 로켓의 끄트머리에서 불꽃이 힘차게 분사되며 흰 연기가 발사대 주변을 구름처럼 휘감았다. 이때 시각이 오후 5시, 누리호 엔진의 강력한 추진력은 길이 47.2m, 중량 200t의 거대한 동체를 하늘로 빠르게 밀어올렸다. 발사대와 취재진이 모인 프레스센터는 직선거리로 3㎞나 떨어져 있지만, 공중으로 상승하며 토해내는 누리호 엔진의 굉음은 귀를 얼얼하게 할 정도였다

우주센터 관계자들은 누리호가 지상을 박차고 날아오른 순간, 기쁨과 함께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땅을 떠난 누리호는 거침없이 비행했다. 발사 뒤 제주도와 일본, 필리핀 방면으로 날아간 누리호는 고도 59㎞에 이르러 1단 로켓을 분리했다.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발사체는 동체를 기차처럼 구획을 지어 제작한다. 연료를 모두 소진해 필요 없어진 부위를 비행 중 공중에서 떼어 버려 발사체 전체의 중량을 줄이는 것이다. 지구 중력을 뿌리치고 상승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1단 로켓 분리는 바로 그런 비행 절차의 시작이었다.

누리호는 고도 191㎞에선 페어링(위성 보호용 덮개)을 분리했다. 페어링은 원뿔처럼 생긴 덮개 두 개가 맞붙어 있다. 2009년 나로호 1차 발사 때에는 페어링 두 개 가운데 한 개가 분리되지 않아 위성이 제 궤도에 투입되지 못했다. 이번 누리호 발사 때에는 아무 문제도 나타나지 않았다.

누리호는 고도 258㎞에 이르러서는 2단 로켓을 분리했다. 이제 발사 순서가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남은 건 덩치가 가장 작은 3단 로켓뿐이었다. 3단 로켓 머리 부위에는 위성 모사체(위성과 중량이 같은 금속 덩어리)가 실려 있었다.

누리호는 계속 상승해 발사 15분 남짓 만에 고도 700㎞에 도달했다. 누리호 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던 나로우주센터 장내 방송에선 “위성 모사체 분리 확인”이라는 멘트가 흘러나왔다. 순간 우주센터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때부터 연구진은 누리호 발사가 최종 성공했는지를 따지는 컴퓨터 데이터 분석을 바쁘게 진행했다. 누리호가 비행하면서 지상으로 전송한 자료들을 확인하는 것이다. 위성 모사체 투입 뒤 30분이 추가로 걸린 작업이었다. 누리호가 탑재한 위성 모사체에는 별도 통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지상 기지국과의 교신 성공 여부가 아닌 예정된 고도까지 올라가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켰는지를 살폈다.

분석결과, 목표 고도는 달성했지만 위성 모사체를 예정된 궤도에 투입하지 못했다는 것이 최종확인됐다. 마지막 3단 로켓에 문제가 생기며 연소 시간이 짧아졌고, 결국 위성 모사체를 제 궤도에 올리는데 필요한 속도 초속 7.5㎞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위성 모사체는 지구로 추락하게 됐다. 이번 발사를 통해 러시아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1t급 위성을 쏘아올릴 능력을 지닌 세계 7번째 국가가 되겠다는 꿈도 잠시 미루게 됐다.

고흥|공동취재단·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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