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2연속 ACL 결승팀 배출, 韓 축구 저력 보여준 '팀 K리그'의 힘

김가을 입력 2021. 10. 21. 2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연합뉴스

[전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한국 프로축구가 2년 연속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11월 23일(한국시각)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202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을 치른다. 포항은 2020년 '아시아챔피언' 울산 현대의 뒤를 이어 2연속 아시아 정상을 정조준한다.

2년 연속 파이널 진출팀을 배출한 한국 프로축구의 비결. 바로 '대승적' 배려가 만든 '팀 K리그'의 힘이었다.

ACL 경기는 본래 홈 앤드 어웨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경기 방식이 바뀌었다. 조별리그는 서부 권역과 동부 권역으로 나눠 버블 형태로 진행했다. 토너먼트 경기는 '단판 승부'로 바꿨다.

문제는 개최지 선정이었다. 조별리그 권역별 개최지 선정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각 나라별 방역지침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것. 토너먼트 개최지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K리그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주와 울산에서 각각 16강전을 개최했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당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에 한해 방역 예외를 둔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대본의 예외 규정에 ACL은 없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도 ACL이 '클럽 월드컵' 성격의 국제대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힘을 보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점에 동의하며 방역 당국 설득에 나섰다.

연맹은 내친김에 8·4강 개최도 신청했다. 올해 K리그 팀들이 ACL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선수단 경기력 및 안전 문제가 더욱 중요해진 것. 연맹은 8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전북 현대의 손을 잡고 전주시에서의 토너먼트 개최를 신청했다. 전북은 당시 '한 수 아래' 전력으로 분류된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 격돌했다. 예상대로 전북은 빠툼을 누르고 8강 무대를 밟았다.

전주에서 열린 ACL 8·4강. 대회는 버블 형태로 진행됐지만, 연맹은 더욱 엄격한 방역수칙을 적용했다. 연맹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에 공을 들였다. 3일에 한 번씩 PCR 검사를 진행했다. 전주시에서 의료진을 파견해 주셨다. 대회 관계자(경기 감독관, 심판 등) 30여 명은 숙소에서 격리 생활을 했다. 식사는 물론, 엘리베이터도 전용으로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판이 열렸다. 드라마를 완성한 것은 K리그 팀들과 축구 팬들이었다. 전북은 이번 대회 진행 대행을 맡았다. 변수가 발생했다. 전북이 8강에서 울산 현대에 패해 도전을 마감한 것. 전북은 이번 대회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했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사실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우리 홈 경기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준비하자'고 말했다. 전주, K리그를 대표해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뜻을 모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4강에서 대결한 울산과 포항 역시 승부차기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팬들 역시 너나 할 것 없이 K리그의 힘을 강조했다. 포항 응원석에 앉은 박인준씨는 킥오프 전 "경상도에서 3시간30분을 운전해 경기장에 왔다. 포항의 결승 진출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누가 이기든 결승에 가는 팀은 K리그를 대표해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 유니폼을 든 구지은씨 역시 "이제는 K리그를 응원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결승으로 향하는 김 감독은 "기쁘기도 하지만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 한국 클럽을 대표해서 가는 결승전이다. 한국 축구의 위상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연상 연맹 사무총장은 "관계 부처에서 ACL의 중요성을 잘 이해해 주셨다. 전주시 역시 도움을 많이 주셨다. 전북은 4강 탈락에도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해줬다. 유관중으로 진행됐는데, 그동안 K리그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보여주셨다. 각 구단, 팬 등 모두가 '원 팀'이 돼 만든 경기였다"고 전했다.

전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