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김범수 또 고개 숙였다..마지막까지 플랫폼 때린 국감(종합)

이동우 기자, 윤지혜 기자, 서진욱 기자, 하수민 기자 입력 2021. 10. 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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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정감사]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플랫폼 국정감사'의 마지막을 장식할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는 익숙한 장면이 반복됐다. 의원들은 질책하고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이 GIO는 3년 만에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고, 김 의장은 이번 국감에서 벌써 3번째 불려왔다. 기업 총수가 한 해 국감에 3차례 출석한 것은 김 의장이 처음이다. 국회의 강력한 요구로 증인 출석이 이뤄졌지만, 기대에 걸맞은 날카로운 질문은 없었다.

포문은 야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열었다. 박 의원은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언급하며 "(네이버·카카오·쿠팡이) 소상공인에 빨대를 꼽아서 지속 착취하는 '상생이 아니라 살생을 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을 상대로 △골목상권과의 상생문제 △새로운 먹거리 창출 △적극적 투자 계획 △수수료 인하 문제를 캐물었다. 이에 대해 이 GIO는 "의원님 말씀을 깊이 명심하고 잘 새겨듣도록 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 GIO는 "소상공인 협력 문제는 저희는 꽤 오랫동안 협력을 애써왔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미진하고 부족한 점이 많다"며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길, 보탬 있는 길을 경영진과 같이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도 "계열사에 상생계획을 마련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문어발식 사업확장 및 골목상권 침탈 논란과 관련 1차 상생안을 발표했던 김 의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상임위에서 추가 상생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은 "플랫폼 구축 초반에는 투자나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조율하는데 문제점이 생길 여지는 있는데, 어느 정도 생태계가 구축된 후에는 수수료나 그 속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좀 더 많은 사람이 혜택 볼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플랫폼 이익은 독점하는 구조가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은 국내 플랫폼 기업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아마존, 텐센트, 소프트뱅크의 투자·상생 사례를 꺼냈다. IT(정보기술)·플랫폼 업계에서는 글로벌 플랫폼 규제를 촉발한 아마존, 텐센트를 박 의원이 언급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네이버·카카오 "글로벌 빅테크와 역차별" 우려 제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양대 플랫폼 기업 수장들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역차별 문제를 적극 호소하기도 했다. 구글·넷플릭스 등의 국내 영향력이 확대되는데 국내 기업에만 족쇄를 채우는 역차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GIO는 코로나19(COVID-19) 잔여백신예약 시스템이나 QR체크인 구축과 관련 "코로나19에 네이버나 카카오가 여러 가지 대응하면서 일조할 수 있었던 건 자국 서비스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에서도 미국 서비스에 의존하는 게 위험하고, 자국 서비스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미국기업을 규제한다"며 "유럽의 미국기업 규제가 자칫 한국에서 국내 기업 규제로 바뀔까, 역차별이 생길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가 국내 시장을 독점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GIO는 "우리가 오히려 시장을 뺏기고 경쟁에서 버거워하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도 해외업체와의 경쟁이 벌어지고 이용자는 국경에 관계없이 (서비스를) 선택하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터넷 망 무임승차 논란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글로벌 서비스 업체와 통신사 간 관계가 어떻게 구성, 계약돼 있는지 몰라 의견을 내기 어렵다"면서도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공정한 인터넷 환경이 구성되게 의원님께서 힘을 써달라"고 국회에 도움을 구했다.

총수에 적합하지 않은 질문도…네이버는 3분기 매출 신기록
이날 종합감사는 유사한 논의가 반복되며 전반적으로 김이 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지난 상임위와 비슷한 질문을 할거면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며 "의원들도 플랫폼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지난 5일 정무위원회와 7일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국감에 이미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기업 총수에게 적절치 않은 질의도 나왔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GIO와 김 의장에게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평가 기준을 묻기도 했다. 평가위는 생산자 단체인 언론 매체 6곳, 학계와 전문가 단체 5곳, 소비자 단체인 시민단체 4곳으로 구성돼 포털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가 아니다.

한편 정치권의 플랫폼 때리기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역대급으로 전망된다. 이날 네이버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조7273억원, 영업이익이 3498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4일 실적 발표를 예고한 카카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222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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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서진욱 기자 sjw@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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