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동네 책방, "작지만 따뜻한 '모두의 책방'"

이화연 입력 2021. 10. 2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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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문화 K〉 시간입니다.

독서의 계절이죠.

깊어가는 가을에 책 한 권 읽고 싶다면 가까운 동네 책방, 한번 가보는 건 어떨까요?

책뿐만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 문화가 있는 동네 책방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예부터 출판문화가 꽃핀 완판본의 고장.

[“책을 주세요, 책을 주세요, 전주의 밤, 내 맘을 달래줄 책을 주세요~”]

'책의 도시'를 꿈꾸는 전주에서는 해마다 독서 축제가 열립니다.

'책의 도시'로 가는 골목골목을 이어주는 곳.

[김정희/전주시 호성동 : “언제든지 달려가서 궁금한 거 찾아볼 수 있고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고.”]

동네 책방입니다.

잘 꾸며 놓은 서재 같죠.

동화책은 어린이 눈높이에.

책장마다 책방 주인의 섬세함이 묻어납니다.

[이지선/전주시 'ㅈ' 책방 대표 : “책 한 권 한 권 다 펼쳐서 볼 수 없어서 이 코너는 이런 책들이 있구나 안내를 해주는 거고.”]

책을 파는 곳이지만 책만 팔지는 않습니다.

[이지선/전주시 'ㅈ' 책방 대표 : “힘이 없는 날은 용기를 얻어갈 수도 있고 위로가 필요한 날에는 위로를 얻어가고 이런 곳이 책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계산대 앞에 있는 또 한 사람.

바쁠 때마다 일손을 보태러 오는 이 책방 단골입니다.

[김동옥/책방 손님 : “다른 손님들과 얘기도 하게 되고 친구도 생기게 되고 책 좋아하는 사장님과 얘기하다가 다른 책도 알게 되고, 그런 게 동네 책방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간이 되는 것 같아서..”]

동네 사랑방이 된 책방에는 주민들 애정이 담긴 글과 사진도 있습니다.

[김동옥/책방 손님 : “책방이 있기를 바랄 게 아니라 내가 책방이 있도록 해주자라는 생각을 해서/ 동네 책방에서 책을 꾸준히 사게 됐던 것 같아요.”]

뻔하지 않고, 개성 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곳.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입니다.

[이명규/전주시 'ㅇ' 책방 대표 :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책방이 저희밖에 없었어요. 그때(개점) 당시에도. 저희가 없어지면 이런 독립출판물을 알리기가 어렵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역 문화사랑방도 됩니다.

[이명규/전주시 'ㅇ' 책방 대표 : “글쓰기 모임 같은 걸 하고 있어요. 이것의 최종 목적은 독립출판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그런 걸 목적으로...”]

이런 노력에도 온라인, 대형서점과 경쟁에 코로나 19까지 겹치면서 더 어려워진 동네 서점.

그래서 동네 책방지기들이 뭉쳤습니다.

책방 지원 사업에 의존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자립을 위해섭니다.

[이지선/전주시 'ㅈ' 책방 대표 : “(동네 책방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보고 이왕 책방을 하면서 오래 하기 위해서는 우리끼리의 끈끈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과 독서 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동네 책방 문학상을 만들어, 당선작을 모은 책도 출간했습니다.

[강성훈/전주시 'ㅋ' 책방 대표 : “(동네) 서점들이 뽑은 작품들이 좋은 인정을 받으면 좋겠고, 작가도 자기의 이력에 저희 문학상이 한 줄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이지선/전주시 'ㅈ' 책방 대표 : “저희를 필두로 해서 다른 지역의 책방들도 우리도 모여서 뭔가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전한 거 같아서, 이게 계속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네서점의 활로를 찾는데 행정의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주시는 지역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값의 20%를 지원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책방을 알리고 있습니다.

건강한 독서 생태계를 만드는 데 동네 책방이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박남미/전주시 책의도시정책과 과장 : “(동네 책방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것을 보고 이게 조금 느리더라도 분명히 지역의 서점들한테, 지역의 시민들한테 분명히 좋은 효과가 있고, 책 읽는 도시, 책 읽는 시민들을 지원하는 제도로 자리매김...”]

이런 노력 덕분에 전주의 지역 서점은 조금씩 늘었습니다.

[이지선/전주시 'ㅈ' 책방 대표 : “다행인 것은 전주라는 도시가 책의 도시로 만들어지면서 책방에 갖는 기대감이 있어서 저희도 최대한 버티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함께 하려고...”]

때론 위로가 되고, 때론 소통 공간이 되는 동네 책방.

[강성희/전주시 'ㄱ' 책방 대표 : “저희 책방에 와서 많은 문화와 사람 간의 정을 느끼는 그런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정진오/전주시 'ㅇ' 책방 대표 : “주민들이 사랑방처럼 편하게 와서 책과 함께 놀고 사람들과 함께 놀고 문화를 함께 향유하고.”]

동네 책방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버팀목이 돼주는 독자들이 있기에.

[배영희/전주시 호성동 : “나뿐만 아니라 우리 자녀들도 동네에 서점이 없는 동네에서 산다는 건 너무 삭막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동옥/전주시 송천동 : “아껴먹고 싶은 간식? 너무 많은 사람이 오면 사장님이 저랑 같이 보내 줄 시간이 줄어들잖아요.”]

지역의 삶과 사람, 이야기가 있는 '모두의 책방'이 있습니다.

[이지선/전주시 'ㅈ' 책방 대표 : “어떤 책방이든 모두의 책방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은 있어요. 책방지기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라 모두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하고.”]

책 읽기 좋은 계절, 작지만 따뜻한 동네 책방으로 책 여행 떠나보시죠.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이현권/편집:정영주

이화연 기자 ( y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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