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로 시작해 세계적 건각까지 '나는 울트라 러너다'

손봉석 기자 2021. 10. 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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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2006년 미국에서 열린 MMT 100마일 대회에서 당시 세계 최고의 울트라 러너 칼 멜처를 제치고 무명선수가 우승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칼 멜처 우승을 미리감치 예상했던 대회 주최자와 스태프들은 무명의 한국 선수가 세운 기록을 보고 한번더 충격을 받았다. “17시간 40분 45초.” 그것은 2006 MMT 100의 우승을 넘어 역대 MMT 최고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2021년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변을 일으킨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뉴욕 타임즈와 BBC는 한국 거제까지 이 선수를 찾아왔다.

이십 대 중반 나이에 죽음을 거부하고 달리기 시작해 마라톤을 넘어 울트라까지 쉼 없이 달려온 저자더 세계 정상급 울트라 러너가 된 여정을 담은 책 ‘나는 울트라 러너다’(심재덕 지음 ·여름언덕 펴냄)를 출간했다.

저자는 대우조선해양에서 34년째 현장노동자로 일하는 그는 28년 전 숨을 쉬기 어려워서 병원을 찾았다가 기관지확장증 진단을 받고 수술 대신 달리기를 택했다.

저자는 사내 체육대회 우승에서 시작된 달리기는 마라톤으로 이어졌고, 42.195킬로미터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서브 스리(sub-3)를 대한민국 최초로 100회 달성했다.

50이 넘은 지금도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은 그대로 한국을 넘어 ‘세계 울트라 트레일 러닝’의 살아있는역사가 되고 있다.

그의 달리기에 승리와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발에 부상을 입어 신발이 벗겨지지도 않는 상태에서 발을 질질 끌며 겨우 결승점을 통과했던 2006년 미국 웨스턴 스테이츠 100도 있고, ‘다시는 울트라 같은 건 안 한다!’며 마지막 구간에서 완주도 포기한 채 살아서 돌아가기만을 바랐던 2011년 이탈리아의 토르 데 지앙도 있다.

건강을 위한 운동에서 시작한 달리기가 일본 노베야마 고원 울트라 마라톤 우승(2005, 100km), 미국 MMT 100마일 우승(2006, 160km), 일본 하세가와 쓰네오 컵 대회 우승(2006, 71.5km) 등으로 이어졌다.

50대 중반을 바라보는 지금도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은 그대로 한국을 넘어 세계 울트라 트레일 러닝의 역사가 되고 있다. 이런 과정은 극적인 자서전으로 또 자기개발서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더하여 생활체육 참여자를 위한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장 ‘트레일 런닝의 맥’이다. 트레일 러닝을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 기본 자세, 각종 장비, 영양 보충제 등을 별도로 정리해서 트레일 러닝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1인자가 직접 들려주는 레슨인 셈이다. 여기서 말하는 트레일 러닝에 임하는 마음가짐, 달리기를 위한 신체조건, 심리적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등은 스포츠 이론서가 아니라 저자의 직접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에 과학적 논리보다 실질적이고 설득력 있다. 100km 거리, 누적 고도 8,000m라는 숫자 앞에서 기 죽지 않는 챔피언만의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트레일 러닝 기본이 되는 호흡, 어깨, 팔, 다리의 자세에 대한 설명은 물론 달리기 능력 향상을 위해 평상시 수행해야 할 기초 훈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가 사용하는 장비와 영양 보충제도 빼먹지 않고 나눈다. 특히 그가 “달리면서 무엇을 먹고 마시며 어떤 영양제를 섭취하는지”에 대해 구간별로 상세히 밝혔으니 정보에 목마른 트레일 러너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한계는 내가 정한다. 죽음만이 나를 멈출 수 있다”며 지금도 달리고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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