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현대重·KAI가 쏘아올린 세계 7위 우주강국의 꿈

권가림 기자 2021. 10. 2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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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 우주산업이 새 역사를 썼다.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했다.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엔진 등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오후 5시에 발사됐다. 발사된 이후 약 5분 만에 고도 300㎞를 넘어섰고 약 10분 뒤에는 고도 650㎞에 이르렀다. 비행 후 약 15분 뒤에는 모사체 위성 분리에 성공해 비행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지는 못했다. 

누리호 개발·발사는 국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에서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을 이끄는 민간 우주 시대로 진입하는 교두보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2013년 발사한 나로호의 경우 1단을 통째로 러시아에서 들여온 것과 달리 누리호는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에 국내 기술이 적용됐다. 

누리호 제작에는 국내 우주항공 관련 기업 300여곳이 참여했다. 엔진 국산화를 주도한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회사는 2012년부터 누리호 액체로켓 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누리호는 총 3단으로 구성됐는데 1단 로켓에 들어가는 75톤급 액체엔진 개발·생산은 세계에서 7번째로 성공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터보펌프, 주요 개폐밸브 등 부품 제조도 담당했다. 

㈜한화는 누리호의 가속·역추진 모터와 임무제어 시스템 개발을 맡았다. 엄빌리칼 타워를 비롯한 지상 발사대 제작은 현대중공업이 이끌었다. 엄빌리컬 타워는 48m 높이로 발사체에 산화제와 추진제를 주입하는 역할을 한다. 순수 국내 기술로 3300도의 고열과 300t의 추력을 견뎌 내야 하는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현대로템은 엔진을 점화시켜 발사체의 성능을 확인하는 연소 시험을 진행했다. 

2014년부터 누리호 사업에 뛰어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발사체 총조립과 누리호 조립설계, 공정설계, 조립용 치공구 제작, 1단 연료탱크 및 산화제탱크 제작, 발사체 총조립 등을 담당했다. 이 밖에 스페이스솔루션과 에스엔에이치, 네오스펙, 삼양화학, 하이록코리아, 카프마이크로, 두원중공업, 단암시스템즈 등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누리호 개발에 일조했다. 

2009년 개발이 시작된 누리호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로 구성된 1단 엔진과 75톤급 액체엔진 1기의 2단, 7톤급 액체엔진 1기의 3단으로 구성된 발사체다. 1.5톤급 실용위성을 태양동기궤도(600∼800km)에 쏘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한국이 독자적인 우주 개발을 하려면 인공위성, 우주센터, 우주발사체가 필요하다"며 "인공위성 발사, 우주센터 구축에 이어 우주발사체까지 자체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발사에 성공할 경우 독자적인 우주개발 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누리호 개발로 국내 민간 주도의 우주 산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 산업의 규모는 2018년 3500억달러(약 420조원)에서 민간기업 주도하에 2040년까지 1조1000억달러(약 1320조원)로 전망된다.  

KAI는 누리호 기술을 바탕으로 발사체 체계종합기술을 강화할 방침이다. 회사는 KAI는 위성 설계·제작·조립·시험이 가능한 국내 최초 민간 우주 센터를 건립해 우주 기술 개발 인프라를 최적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한화시스템은 영국의 위성통신 안테나 전문 기업인 '페이저 솔루션'의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미국 '카이메타'의 위성 안테나 제품 한국 시장 독점 판권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우주인터넷기업 원웹에 350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는 카이스트와 스페이스 허브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해 위성 간 통신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날 첫 발사한 누리호가 완수하지 못한 임무는 내년 5월 예정된 2차 발사로 미뤄졌다. 한국은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에 이어 열 번째로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 내년 목표 궤도에 위성을 안착시키면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일곱 번째로 1톤 이상 실용급 위성 발사를 한 나라가 된다.

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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