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에 무너진 울산, 흔들릴 시간도 없다
[스포츠경향]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아시아 정상 문턱에서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와의 ‘악연’에 발목이 잡혔지만, 흔들릴 시간도 없다.
16년간 간절히 기다렸던 K리그1 우승컵과 4강에 오른 대한축구협회(FA)컵까지 놓치지 않으려면 하루 빨리 반전에 나서야 한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21일 기자와 통화에서 “선수들과 우리가 어떤 부분을 통제하고, 어떤 것들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제 하나의 여정(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이 끝났으니 다음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재개되는 K리그1 우승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울산은 24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K리그1 33라운드에서 성남FC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다툰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울산이 앞선다지만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성남의 절박한 상황을 감안하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울산이 ACL 8강과 4강에서 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른 것과 달리 성남은 휴식기를 가졌기에 체력에서 큰 차이가 예상된다.
정규리그 6경기를 남긴 현재 울산(승점 64점)은 2위 전북 현대에 승점 1점차로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승점 3점을 잡아야 하는 성남전이 꼬인다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성남전을 마친 뒤에는 3일 만에 다시 전남 드래곤즈와 FA컵 4강전까지 치러야 한다. 그야말로 쉴 틈 없이 우승컵 경쟁이 이어지는 셈이다. 홍 감독은 “24일 경기를 치르고 3일 간격으로 계속되는 가혹한 일정”이라며 “가용 인력(23명)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과 달리 선수단의 분위기나 경기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데 안도하고 있다.
홍 감독은 “포항과의 ACL 4강전에서 승부차기로 패배한 것은 상대적으로 나쁜 컨디션과 퇴장 악재가 문제였다”며 “결과는 아프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경기력에는 충분히 만족한다. K리그1과 FA컵에선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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