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남은 54홀 잘 칠게요" 신기록 좌절된 고진영의 심기일전
[스포츠경향]
“주위 많은 분들이 기록이 깨진데 대해 위로와 칭찬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사실 저는 그렇게 기록을 의식하진 않았는데….”
여자골프 세계 2위 고진영이 지난 7월부터 이어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4라운드 연속 60대타 행진을 멈췄다. 그 사이 두 차례 우승과 한 차례 준우승을 거두는 위대한 여정을 마감한 고진영은 “비가 내리고, 추운 가운데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며 “아쉽지만 경기력이 다시 올라 올때 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진영은 21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지난 7월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라운드(69타)부터 5개 대회 14라운드를 이어온 ‘서브 70’ 행진을 멈췄다. 지난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남긴 기록을 뛰어넘어 LPGA에서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2타 차로 도전이 좌절됐다.
특유의 정교한 아이언샷이 나오지 않았고, 비에 젖은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했다. “핑계지만 홀 주변에 잔디가 많지 않아 본대로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빨리 적응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했다.
5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한 고진영은 10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낚았으나 11~13번홀에서 연거푸 3~4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아슬아슬하게 실패하면서 신기록에서 멀어졌다. 13번홀(파3) 버디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자 고진영은 캐디를 바라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16번홀(파3)에서 4m 길이의 버디 퍼트를 넣고 희망을 이어가는 듯 했던 고진영은 17번홀(파4)에서 짧은 파 퍼트를 실패해 보기를 범했고 18번홀(파4)에서 기분좋게 버디를 낚고 첫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고진영은 “18번홀 버디는 늘 다음날을 기대하게 하는 좋은 마무리”라며 “오늘 비가 와서 분주하게 준비하면서 좀 놓친게 있었다. 캐디와 조금 더 얘기를 나눴어야 하는데 아쉽고, 남은 54홀을 충분히 즐기면서 플레이 하겠다”고 힘을 냈다.
부산|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