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선박사고 선장 사망·선원 2명 구조..실종자 6명 야간수색(종합)

윤왕근 기자,최창호 기자 입력 2021. 10. 21. 18:49 수정 2021. 10. 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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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이 잡고 32시간 버틴 중국인 2명 '기적의 생환'
선장은 숨진 채 발견..함정 헬기 야간 수색 계속
21일 날이 밝자 독도 사고 선박 선체 진입 시도하는 해경.(동해해양경찰청 제공) 2021.10.21/뉴스1

(동해·울진=뉴스1) 윤왕근 기자,최창호 기자 = 독도 북동쪽 168㎞ 해상에서 지난 19일 밤 발생한 홍게잡이 어선 전복사고로 21일 현재 승선원 9명 중 2명이 구조되고 1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해경은 이날 야간에도 실종된 6명에 대한 해상 수색을 이어갈 계획이다.

◇부이 잡고 버틴 선원 2명 생환 '기적의 32시간'

동해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1일 오전 7시 21분쯤 사고 인근 해상에서 표류 중인 중국인 선원 2명을 구조했다.

당시 이들은 구명환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구조된 이들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저체온증을 호소했지만 건강에 큰 지장이 있는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생존한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시각이 지난 19일 오후 11시쯤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발견 당시 이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사고 지점으로부터 약 5㎞ 떨어진 곳에서 부이를 붙잡고 있다가 민간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생존 선원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전복 직후부터 이날 구조되기까지 무려 32시간 넘는 시간을 바다 속에서 부이를 잡고 간신히 버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시 바다 수온이 22~23도 정도여서 이들이 체온을 유지한 채 버틸 수 있었지 않았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독도 해역에서 조업 중 사고를 당한 근해자망 어선 A호(72톤) 사고 대책본부가 마련된 후포 수협 사고 선원 가족 대기실 앞에 21일 실종자 가족과 경북 울진군 등 관계기관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3시11분쯤 울진군 후포항을 출항한 A호는 23일 후포항에 입항 예정이었지만 20일 오후 2시24분쯤 독도 북동쪽 168㎞ 해상에서 사고를 당했다. 2021.10.21/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4년 전 사고에서 생환한 '40년 마도로스' 끝내 숨져

이날 중국인 선원 2명의 무사 생환 소식이 들려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가 했지만 곧이어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 34분 사고 선박 내 조타실에서 한국인 선원 1명이 의식없이 발견됐다.

이 한국인 선원은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해경에 따르면 발견된 선원은 해당 선박 선장 박모씨(63)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지난 2017년에도 오징어 채낚기 조업을 나갔다가 침몰사고를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선원 6명과 조업에 나섰던 박씨는 2만3000톤급 상선과 부딪혀 배가 기울어 바다에 빠졌다.

그러나 박씨는 어선에서 흘러나온 밧줄을 붙잡고 가까스로 갑판에 올라 표류하다 구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함께 있던 선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이같은 사고를 겪고 수 년간 힘들게 지내던 박씨는 아픈 기억을 이겨내고 다시 나간 바다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선장 박씨의 부인 이현숙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편은 스물다섯부터 66세(주민등록상 63세)인 현재까지 배를 탄 마도로스"라며 "무뚝뚝하지만 자기일에 책임감이 강하고 주위를 잘 살폈던 분"이라고 울먹이며 설명했다.

이씨는 "23일 입항예정이어서 기다리는 중에 이런 일이 생겼다"며 "다른 분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어떤 말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2시 24분쯤 독도 북동쪽 168㎞ 해상에서 72톤급 홍게잡이 선박 A호가 전복됐다.해당 선박에는 중국 국적 4명, 인도네시아 국적 2명 등외국인 선원 6명과 한국인 선원 3명 등 모두 9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사진은 사고 선박과 구명벌.(동해해양경찰청 제공) 2021.10.20/뉴스1

◇사고원인 '기상악화' 가능성 무게

한편 선박 전복 사고의 원인으로 기상악화에 따른 전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같은 추측은 생존한 중국인 선원들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날 생존 선원들은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어선에 강한 파도가 덮쳐 좌현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바닷물이 유입됐다"며 "파도가 덮친 후 갑판에 있던 선원 7명이 바다로 뛰어내렸고, 탈출 전 선장과 기관장은 선내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생존자들은 "탈출한 7명 중 5명은 부표를 잡고 있었고 이중 3명은 구명환 착용, 2명은 입지 못했다"며 "나머지 2명은 부표를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진술에 따르면 당시 기상악화로 강한 파도가 밀려들면서 구명환이나 구명벌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비상조난통신 장치의 신호가 감지되지 않았던 점 등도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사고 해역인 동해중부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었으며 초속 10~12m의 강풍이 불어 2~4m의 파고가 일었다.

구조에 나선 해경 역시 이날 오전 선체 진입을 시도했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오전 8시 22분쯤이 돼서야 잠수사가 선내에 진입했다.

20일 오후 독도 북동쪽 168㎞ 해역에서 72톤급 홍게잡이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이 급파한 경비함정이 조명탄을 쏘아올리며 야간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동해해양경찰청 제공) 2021.10.20/뉴스1

◇이틀째 이어지는 야간 수색…'무사히 돌아오라'

이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수색·구조에 나선 해경은 무사히 구조된 중국인 선원 2명과 숨진 선장 박씨를 끝으로 추가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 20일 오후 2시 24분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을 통해 사고를 통보받은 해경은 악천후 때문에 인력과 함정 등 장비의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에 도착해서도 역시 기상악화로 선체 진입에 애를 먹어 이날 오전 8시 22분쯤 잠수사가 처음 투입됐다. 역시 같은 날 오전 9시 15분부터 2차 수색을 실시했으나 엉켜있는 그물과 부유물을 제거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해경은 이날 수중 수색을 종료했지만 함정과 헬기를 이용, 해상 야간 수색을 이어간다.

해경은 이날 야간 수색에서 대형함정 4척과 해군 함정 2척, 어업지도선 3척,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 1척 등의 세력을 투입하고 해양경찰 항공기 및 공군 항공기를 동원, 수색 현장에 조명탄(200발)을 투하해 야간 수색 지원에 나선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독도 인근 해상은 초속 4~6m의 북동풍이 불고, 파고는 너울 포함 2~3m이다.

한편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경북 울릉군 독도 해상에서 홍게잡이 조업을 하던 근해자망 A호(72톤)가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

당시 사고를 당한 A호에는 선장 박모씨(63) 등 한국인 선원 3명과 천모씨(50) 등 중국 국적 선원 4명, B씨(28) 등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2명 등 모두 9명이 승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선장 박모씨가 이날 오전 조타실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중국인 선원 2명은 구조됐다.

해경은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나머지 실종자 6명을 수색 중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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