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파업 집회, 민주노총은 부족했고 정부는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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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총파업 집회가 20일 오후 서울을 비롯해 전국 14곳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55만명이 집회에 참가할 거라고 예고했으나, 자체 집계로도 서울 2만7천여명을 비롯해 총 8만여명 참가에 그쳤다.
집회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은 다행이지만, 정부와 민주노총 모두 목적과 수단이 조화로웠는지 냉철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민주노총은 이번 집회에서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 돌봄·의료·교육·주택·교통 공공성 강화, 산업 전환기 일자리 국가책임제 등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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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총파업 집회가 20일 오후 서울을 비롯해 전국 14곳에서 열렸다. 정부는 일찍이 불법으로 규정해 금지를 통고했고, 경찰은 당일 이른 아침부터 도심에 차벽과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원천봉쇄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55만명이 집회에 참가할 거라고 예고했으나, 자체 집계로도 서울 2만7천여명을 비롯해 총 8만여명 참가에 그쳤다. 집회는 별다른 물리적 충돌 없이 일몰 전에 대부분 마무리됐다. 집회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은 다행이지만, 정부와 민주노총 모두 목적과 수단이 조화로웠는지 냉철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강경한 집회 대응은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이후 변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없던 때에는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불가피한 조처라고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극우단체의 광복절 집회 등에서 확진자가 쏟아져나와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 뒤 옥외 집회에서 방역에 부담을 주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민주노총 집회를 통한 감염은 단 한건도 없었다. 전세계 평균 옥외 감염률도 0.1%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유독 옥외 집회에만 가혹할 만큼 강경 일변도로 대응해왔다.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다음달 초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일상 전반에 대해 방역수칙 완화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헌법의 핵심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는 위드 코로나에서 최우선으로 회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민주노총은 이번 집회에서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 돌봄·의료·교육·주택·교통 공공성 강화, 산업 전환기 일자리 국가책임제 등을 내걸었다. 코로나19 이후 한층 심각해지거나 새로 등장한,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현안들이다. 지금처럼 집회 금지를 남용해서는 공론화가 불가능하다.
민주노총도 이번 총파업의 실상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1년 전부터 예고해왔고 양경수 위원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강행했음에도, 일반 국민들은커녕 조합원들에게도 왜 총파업이 필요한지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 그 결과가 대기업 노조들이 대부분 빠진 채 급식노동자 등 민주노총 안에서도 소수이자 약자인 노조들만 앞장서는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본다. 내용 없는 총파업 선언과 집회는 해법이 될 수 없다. 민주노총은 안팎의 냉소를 극복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진력하는 것이 급선무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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