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나도 아프다고 말할래" 비장애형제 6인의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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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보살핌을 받아야 할 동생이 있어서, 그 동생을 평생 돌봐야 하는 엄마의 여윈 뺨이 가여워서, 그래서 '나는' 늘 괜찮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괜찮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정신적 장애(발달장애와 정신장애를 포괄하는 개념)를 형제자매로 둔 사람들, 즉 '비장애형제' 대부분은 이와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 오빠가 조현병이라는 걸 친구가 알면 어떡하지?' '동생이 자폐라는 걸 이렇게 창피해하면 안 되는데!' '엄마마저 돌아가시면 평생 내가 장애 언니를 돌봐야 할 텐데' '나는 왜 이렇게 속이 좁을까?' 세상을 향한 두려움은 스스로를 겨냥하는 원망과 자책으로 변주되며 비장애형제들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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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장애형제 자조모임 ‘나는’ 지음 l 한울림스페셜 l 1만8000원
‘평생 보살핌을 받아야 할 동생이 있어서, 그 동생을 평생 돌봐야 하는 엄마의 여윈 뺨이 가여워서, 그래서 ‘나는’ 늘 괜찮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괜찮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정신적 장애(발달장애와 정신장애를 포괄하는 개념)를 형제자매로 둔 사람들, 즉 ‘비장애형제’ 대부분은 이와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 <‘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에 등장하는 비장애형제 6명도 마찬가지다. 가족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또는 의젓하고 철이 든 아이로 인정받기 위해서 “사실은 나도 괜찮지 않다”고 털어놓을 기회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하지만 ‘월반’은 없다. 세상에 어떤 어린이도 응석 부리고 떼쓰는 시간 없이 저절로 어른이 되진 않는다. 지난 2016년부터 비장애형제들이 모여 서로의 고민을 나눠온 자조 모임 ‘나는’을 시작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부모를 걱정시키지 않는 착한 아이’로 살려다가 어느새 세상과 가족의 틈바구니에 끼어 ‘온전한 나’를 잃어버리는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리 오빠가 조현병이라는 걸 친구가 알면 어떡하지?’ ‘동생이 자폐라는 걸 이렇게 창피해하면 안 되는데!’ ‘엄마마저 돌아가시면 평생 내가 장애 언니를 돌봐야 할 텐데…’ ‘나는 왜 이렇게 속이 좁을까?’ 세상을 향한 두려움은 스스로를 겨냥하는 원망과 자책으로 변주되며 비장애형제들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그러나 ‘나는’은 변화를 가져온다. 더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들은 연대를 통해 “쓸모가 있든 없든, 착하든 그렇지 않든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껴안아 보려고 한다”는 다짐으로 나아간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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