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16분 7초 만에 700km 고도까지 비행 성공.. 궤도 안착은 실패
내부 밸브 점검 문제로 한때 긴장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 발사 지연
1단 분리·페어링·2, 3단 엔진 점화
성공 할때마다 '안도·기대'의 연속
3단 추력 종료 되자 비로소 '환호'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
“9, 8, 7, 6, 5, 4, 3, 2, 1, 0.”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누리호 1단 엔진에 힘찬 불꽃이 튀었다. 누리호가 무서운 기세로 하늘로 치솟았다. ‘운명의 시간’ 16분 7초가 흘렀다. 1단 분리 성공, 페어링 분리 성공, 2·3단 엔짐 점화 소식이 시시각각 전해질 때마다 반가움도 잠시, 이내 맥박이 고동쳤다. 한국이 ‘우주 기술 독립’을 해낸 순간이었다.
◆첫 발사 만에 성공… 세계 7번째 기술 확보
누리호는 발사 967초 뒤 1.5t의 위성모사체를 고도 700㎞에서 초속 7.5㎞로 궤도에 올려놓으며 목표를 완수했다. 12년간 진행된 국산 발사체 개발이 결실을 맺게 됐고, 30년간의 국내 우주 도전 역사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
이날 누리호가 제2발사대에서 이륙한 후 127초에 1단 엔진이 고도 59㎞에서 성공적으로 떨어져 나갔다. 233초 후 고도 191㎞에서 페어링(탑재된 위성모사체 보호 덮개) 분리도 순조로웠고 274초가 지나자 고도 258㎞에서 2단 엔진이 모두 연소해 분리됐다. 최종 고도 700㎞에서 3단 추력이 종료되자 위성모사체가 떨어져 나왔으나 궤도 안착은 실패했다.
◆국내 기술 수준 세계 70%로 올라
국내 발사체 기술 수준도 미국과 비교해 기존 60%에서 70%까지 올라가게 됐다고 과학계는 평가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2020년 기술수준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우주발사체 개발 및 운용 기술은 미국 수준을 100%로 했을 때 60%에 불과했다. 기술격차는 18년에 달했다. 중국(85%), 일본(85%), 유럽연합(EU, 92%) 등과 비교해도 격차가 상당했으나 누리호 성공으로 이를 크게 줄이게 됐다.
한국이 우주 발사체 독자 개발을 꿈꾼 건 1990년대부터다. 그러나 1998년 북한이 대포동 로켓을 발사하자 정치권에서 2005년까지 우주 로켓을 발사하라는 임무가 떨어졌다. 시간이 촉박했기에 독자 개발 대신 러시아 기술에 기대 나로호 발사를 추진했고, 그간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드디어 누리호가 결실을 맺게 됐다.
누리호가 첫 시도만에 성공한 것도 의의가 크다. 우주 발사체가 첫 발사에서 성공할 확률은 30%가 안 된다.
누리호는 그 자체로 국내 우주기술 발전을 이끈 집합체다. 국내 연구진은 자력으로 75t급 액체엔진을 개발, 2018년 11월 이 엔진을 적용한 시험발사체 발사를 성공시켰다.
누리호 발사 초기 엔진시험을 해외에 기대야했던 상황이었으나 이제는 미국, 러시아와 대등한 수준의 액체엔진 시험설비를 구축했다. 제 2발사대 역시 설계부터 조립까지 전 과정도 국산화했다.
누리호 발사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나로우주센터는 이날 오전부터 적막 속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점점이 구름이 드리운 쾌청한 하늘 아래서 관계자들은 최종 점검에 온 정성을 집중했다.
발사체 내부 밸브 점검 과정에서 잠시 긴장된 순간도 있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원장은 “발사체 내부에 있는 밸브 점검을 위해 발사체 하부에 여러 시설을 갖춰 놨는데 이 시설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직접 인력을 투입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발사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미 발사대 주변 인원을 철수한 상황에서 다시 사람을 투입해 점검하다보니 시간이 늦춰졌다. 이 때문에 누리호는 당초 예정됐던 4시보다 한 시간 지연된 5시에 지상을 떠났다.
누리호는 내년 2차 발사 이후 2027년까지 4차례의 추가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높이게 된다. 누리호가 상용화되면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위성을 쏘아올릴 환경을 갖추게 된다.
송은아 기자, 고흥 나로우주센터=공동취재단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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