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누리호 목표에 완벽히 이르진 못해..700km 보낸 것만도 대단"

정대연 기자 2021. 10. 21. 18: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이며,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이다. 고흥=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찾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를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는 못했지만 첫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누리호 발사에 대한 분석이 끝난 뒤 연구진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해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며 “하지만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 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누리호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12년 만에 여기까지 왔다”며 “이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된다”고 연구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2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며 “조금만 더 힘을 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독자적으로 우주발사체 기술을 진전시킨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주발사체 기술은 국가과학기술력의 총 집결체”라며 “먼저 개발한 우주 선진국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기술이기에 후발 국가들이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초정밀·고난도 우주발사체 기술을 우리 힘으로 개발해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가 만든 발사체에 실어 목표궤도에 정확히 쏘아 올릴 날이 머지 않았다”며 “‘대한민국 우주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는 하루종일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새로 개발한 발사체의 첫 발사 성공률이 30%를 밑도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발사를 참관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9일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 도전할 수 있게끔 북돋아주는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국가우주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실패하더라도 우주 개발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격려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참관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발사 완전 성공이나 완전 실패뿐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일부 성공 시나리오, 발사 연기 등 여러 상황을 가정한 복수의 대국민 메시지를 사전에 준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장기적 안목에서 우주기술 분야에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형 발사체의 성능을 꾸준히 높이고 다양한 위성 활용으로 이어가겠다”면서 “내년 5월 성능검증 위성을 탑재한 2차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기능을 다시 한번 확실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10년 동안 공공 분야에서만 100기 이상의 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라며 “모두 우리 손으로 쏘아 올릴 수 있도록 누리호뿐 아니라 다양한 발사체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우주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실히 만들겠다”며 “2024년까지 민간기업이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민·관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나로우주센터에 민간 전용 발사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국산 발사체를 이용한 달 착륙에 성공하는 등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더욱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우주를 향한 꿈을 한층 더 키워나간다면 머지않아 우주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의 성공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말했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누리호 통제센터를 방문해 연구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